뚱보라고 자책하는 여성, 우울증 위험 증가

정상적인 체중인 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은 자신이 ‘비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주 나온 바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41.4%(295명)가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뚱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그중 67.7%(200명)는 건강관리가 아닌 균형 잡힌 외모를 갖고 위해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못된 체형인식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에 따르면 본인이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위험도가 약 1.82배 높았고, 평소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위험도 역시 약 1.65배 더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뚱뚱하다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정상체중인 사람은 남녀를 불구하고 실제로는 자신이 뚱뚱하다고 여기는 비만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제이슨 호울 박사 팀은 남성 6557명, 여성 6126명의 체중과 그들이 실제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했다.

조사결과, 실제로는 뚱뚱하지 않은데 자신의 체중을 비관하는 여성이나 저체중인 남성에게서 우울증 증상이 많이 나타났다. 남녀모두 체중에 대해 신경 쓰고 비관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했지만 저체중 남성은 뚱뚱한 남성보다 심리적 압박감을 더 많이 받았다.

특히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덜 입었지만 정상인데도 거울 속 자신에 만족하지 못해 비관하는 사람들은 우울증 경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호울 박사는 “보통 부모는 자녀가 비만이면 그들의 정신 건강을 걱정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 체중을 가진 소녀라도 자신의 잣대에 따라 우울한 감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는 건강한 신체를 강조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른 사람이 아름답다는 인식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며 “이런 양면적인 메시지는 청소년기에 압박감을 주는 체중 비관주의자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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