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이 뇌에 안 좋다? 위.대장암 느는 이유

 

우리나라의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적으로 1위이다. 이러한 암은 국가암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로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넘지만, 실제 국가암검진 수검률은 절반을 겨우 웃도는 데 그치고 있어 내시경 검사에 대한 일반의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건강검진센터는 넘쳐난다. 실제 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율과 완치율도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저조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전국 위암 검진 대상자 중 실제 검진을 받은 사람은 55%에 불과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총무이사인 류지곤 서울의대 내과 교수는 “국내 건강검진센터가 크게 늘면서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이는 환자 스스로 찾아서 검사를 받는 경우”라며 “위암을 조기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니 주변에 위암 사망자가 별로 없어야 하는데도 사망자가 많은 것은 국가암검진을 통한 내시경 검사를 안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회의 지난 조사를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는 핑계나 건강에 대한 과신, 내시경 검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병을 키우고 있다. 학회 이사장인 김용태 서울의대 내과 교수는 “조기발견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며 “합병증과 소독에 대한 우려, 수면내시경이 뇌에 안 좋다는 등의 오해도 많다”고 전했다.

50세부터는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이 급속히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소화기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통계를 보면 20~40대 위암 환자는 감소세이나, 50대 이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이다. 그런데 내시경 검사로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도 높을뿐더러 개복할 필요 없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 등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어 수술 합병증이나 후유증의 위험은 적다.

이 때문에 학회는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과 함께 올해부터 정기적인 소화기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대국민 내시경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위와 대장의 앞 글자를 따고, 생명을 살리고 행복을 지키는 내시경이라는 뜻에서 ‘위대한 내시경’으로 이름 붙여졌다.

학회는 이를 통해 50대 이상의 정기적인 소화기내시경 검사의 필요성과 국내 소화기내시경 검사의 우수성, 안전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용태 이사장은 “위암과 대장암은 특이한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정기 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는 낮은 것 같아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학회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내시경 검사환경을 만들기 위해 건보공단의 위탁을 받아 국가암검진 검진기관을 평가하고, 국립암센터 사업을 받아 암검진 질 향상을 위한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내시경 소독 지침 제정 및 교육 ▲진정(수면)내시경 교육 및 가이드북 발간 ▲우수 내시경실 인증제 시행 등 다양한 질 관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내시경 수가 현실화와 소독수가 신설, 진정(수면)내시경의 급여화가 이슈이다. 김용태 이사장은 “요즘 질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소독을 강화하다보니 내시경 수가가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낮게 산정돼 있어 소독수가 신설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기본적인 외과기구 소독은 대형 멸균기에 한꺼번에 넣으면 되지만, 내시경은 기계 덩치도 크고 소독시간도 한 번에 40분씩 걸려 품이 많이 든다. 더욱이 사람 몸에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먹는 물 수준으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3년치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된 소독수가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모두 포함해 15000원 정도이다.

김용태 이사장은 “ESD와 담도내시경 등 특수치료내시경은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려 환자가 괴롭기 때문에 진정내시경의 급여화가 필요하다”면서 “환자가 원해서 하는 진단내시경은 비급여로 하면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학회 주장”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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