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동작, 긍정적 감정 촉발한다

특정한 음악이나 퍼포먼스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줄 때가 있다. 그런데 음악이 감정에 미치는 연구는 비교적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반면, 춤은 그렇지가 않다.

다행히 최근 ‘심리학기록(Acta Psychologica)저널’에 춤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논문 한 편이 실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원형을 만드는 춤 동작이 사람의 행복감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악을 들을 때 일어나는 효과와 마찬가지로 춤을 감상할 때도 관람객의 개인적인 기억, 특정한 시각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영국과 스페인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정상급 여성 발레리나의 실황공연을 흑백으로 바꿔 6초짜리 클립 영상을 총 203개 만들었다. 청각적 자극을 없애기 위해 음악소리는 제거했다. 또 춤 동작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발레리나의 얼굴은 흐릿하게 처리했다.

그리고 총 83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해 동영상 클립을 감상하게 했다. 실험참가자의 대다수는 여성이었으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21세였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한쪽 발을 앞이나 뒤로 들어 올려 전체적으로 원형의 동작을 만들 때 긍정적인 감정 반응을 보였다. 이는 건축학이나 디자인 분야에서 둥근 형태의 가구가 있는 방안에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긍정적인 기분을 느낀다는 선행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연구팀은 서로 다리 동작을 하고 있는 클립들 간의 감상 차이도 확인했다. 다리를 들어 올리지 않은 동작,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90도로 들어 올린 동작, 다리를 일자로 편 상태에서 90도로 들어 올린 동작, 180도에 가까울 정도로 다리를 높이 올린 동작 등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다리를 들어 올리지 않을 때보다 올렸을 때 대체로 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반응을 보였다. 단 다리의 높이나 동작의 난이도는 감정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통해 봤을 때 발레를 통해 느끼는 관람객들의 감동은 얼마나 고난이도의 동작을 취하느냐의 여부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추론이다.

춤의 질적인 측면 뿐 아니라 동작의 형태, 관람객 개인의 사적인 기억이나 시각적 이미지들이 감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가 춤 동작과 관람객 감정 사이의 명백한 연관성을 밝히진 못했지만 잠정적 연관 가능성을 추론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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