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린 곳 긁으면 바이러스 확산 빨라”(연구)

 

모기에 물려 염증이 생긴 부위를 긁으면 각종 바이러스가 체내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즈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지카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이자 뎅기열과 치군군야바이러스를 일으키는 모기인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를 대상으로 동물실험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클라이브 맥킴 박사는 해당 대학 온라인 뉴스게시판을 통해 “모기에 물리는 일은 단순히 가렵고 성가신 일이 아니다. 우리 몸에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벌레에 물려 염증이 생겼을 때 항염증 크림을 비롯한 약물치료를 적용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걸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모기에 물리면 모기 타액이 피부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타액은 피를 묽게 만들어 모기가 피를 빨아먹기 쉬운 상태를 유도한다. 또 모기에 물린 동물이나 사람은 이로 인해 피부표면이 붉게 부풀어 오르고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 타액은 모기가 물린 부위로 인체 면역세포가 모여들게 하는데, 문제는 이렇게 모여든 면역세포 중 일부가 이 바이러스를 복제해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피부 표면을 긁으면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맥킴 박사는 “이는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사실”이라며 “모기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감염시켜 체내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막기 위해선 항염증성분이 든 약을 바르는 것이 합리적인 치료법일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단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인간에게도 유효할 가능성을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연구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면역저널(Journal Immunity)’ 온라인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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