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좋은 면역항암제, ‘보험 급여’가 관건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가 단독요법일 때보다 병용요법일 때 치료효과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큰 치료효과로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단독요법일 때 한 달 약제비가 10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병용요법을 하게 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실효성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발표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었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는 ASCO에서 구연 발표된 면역항암제의 병용 요법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승택 교수는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종양과 싸울 수 있도록 해주는 면역관문억제제들이 등장했으나 단독요법으로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제한적이어서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다른 약제들과 병용 요법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과 이필리무밥(상품명 여보이) 두 약제는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해 항암효과를 보이는데, 병용 투여할 때 서로 상보적인 기능을 한다는 이야기다.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등의 치료영역에서 의료진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하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이전에 치료를 시행한 적이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을 병용한 1상 연구(CheckMate-012)에 따르면 PD-L1이 1% 이상 발현된 경우 57%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으며, 환자 83~90%가 1년 이상 생존했다.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1~13%로 니볼루맙 단독요법과 비슷했고, 치료와 관련한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1차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니볼루맙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비교한 1/2상 임상시험(CheckMate-032)을 살펴보면, 병용요법의 ORR이 단독요법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병용 투여한 환자 7~11%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으며, 환자 3명이 치료 도중 사망했다.

임승택 교수는 “이번 ASCO에서 발표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면역항암제를 단독요법보다 병용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항암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그렇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병용요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 관리 부작용이나 약제비 부담 등의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면역항암제의 한 달 약제비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1000만원을 호가한다. 병용 투여하게 되면 단독요법일 때보다 약 2배 이상 약제비가 소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약제에 따라 2주나 3주에 1회씩 치료하는데, 현재 투여 횟수에 제한이 없어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면역항암제는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보험적용 시 비용대비 효과 및 건보재정 등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며 “우선적으로 급여가 필요한 환자에게 급여 적용을 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보험급여를 검토하기 위해 전문 의료진, 관련 학회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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