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불안증 있으면 언짢은 표정에 자꾸 시선 간다

 

대중연설처럼 공적인 자리에서 말을 해야 할 때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발표 불안증’이 있는 사람은 방청석에 앉은 사람 중 특정 유형의 사람에게 유독 시선을 자주 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떤 유형의 사람들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걸까.

선행 연구에 따르면 발표 불안증이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회적 신호에 민감하다. 가령 본인이 발표를 하는 동안 온화한 웃음을 짓는 사람보다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사람에게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반응은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 선행 연구들은 실험 방식이 다소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에서 한계점이 지적된다. 가령 얼굴이 담긴 사진을 방청객으로 활용한다거나 컴퓨터 스크린에 등장하는 점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된 것이다. 점을 탐색하는 검사는 인지심리학자들이 ‘선택적 주의’를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이다. 선택적 주의란 주변의 다양한 정보 중 특정 정보만 선택해 주의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지하철처럼 시끄러운 곳에서도 친구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선택적 주의 덕분이다.

이 같은 실험 방법은 실질적인 공석에서 발표하는 상황과 거리가 있다. 이에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교 연구팀은 좀 더 현실성 있는 실험 환경을 조성했다.

연구팀은 사회적 불안감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을 모집했다. 그리고 인터넷 영상통화를 이용해 실험참가자들이 3분간 즉석연설을 하도록 했다. 스크린을 통해 생방송으로 청중들이 연설을 보도록 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 청중들은 연구팀이 미리 고용한 배우들이다. 또 청중들의 모습은 실황이 아니라 연구팀이 앞서 촬영해둔 녹화 장면이다. 따라서 청중들의 행동은 실험참가자들의 연설 상황과 무관하다.

청중 중 일부는 고의적으로 웃음을 짓거나 고개 끄덕이는 등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했고, 일부는 하품을 하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등 부정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나머지 청중들은 중립적인 표정을 지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불안감 수치를 파악하기 위해 심박동수, 땀 분비량, 눈동자 움직임 등을 측정했다. 또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실험참가자들이 얼마나 불안감을 느꼈는지 물었다.

실험 결과, 사회적 불안감이 큰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청중에게 오랫동안 눈길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불안감 수치가 낮은 사람은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사람을 보다 오래 쳐다보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불안감 수치와 연설 사이의 연관성을 좀 더 현실성 있게 다룬 첫 번째 연구라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또 이를 통해 불안감이 큰 사람일수록 지루해하거나 못마땅해 하는 청중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이런 의식은 두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는 가급적 긍정적인 표정 혹은 중립적인 표정을 짓는 사람에게 시선을 두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인지와 정서(Cognition and Emotion)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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