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달리기와 운동화 신고 달리기 뭐가 더 좋을까

 

신발은 발을 보호할 목적과 더불어 멋을 내기 위한 아이템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역시 운동을 할 땐 멋보다 발 건강이 우선이다. 산을 오를 땐 등산화, 달리기를 할 땐 러닝화를 신는 이유다. 그런데 달리기를 할 때 맨발이 좋다는 의견과 넉넉한 쿠션이 깔린 러닝화가 좋다는 의견이 서로 엇갈린다. 이와 관련한 최신 논문은 러닝화의 이점에 손을 든다. 발 건강에 유익한 방향으로 발 근육을 변형시킨다는 이유다.

한때 무좀양말처럼 앞코가 발가락 모양으로 생긴 러닝화가 유행한 적이 있다. 양말 없이 맨발로 신을 수 있는 이 러닝화는 마치 맨발로 달리는 듯 편안하고 몸의 전반적인 균형을 잡아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발이란 느낌을 주기 위해 밑바닥 쿠션을 최소화한 것도 이 신발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 러닝화의 열풍은 오래 지나지 않아 사그라졌다. 신발의 효능이 상당 부분 과장됐다는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이 승소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맨발 달리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전형적인 러닝화는 발의 아치 부위에 푹신한 쿠션이 깔려있어 발 근육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다.

두꺼운 쿠션을 반대하는 연구자들은 밑창 쿠션이 생체역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발의 본래 힘을 약화시키고 근육에 손상을 입힌다고 보고 있다. 물렁물렁하고 부드러운 밑창이 근육의 본래 역할을 방해해 발바닥 근막에 부담을 주고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쉬운 상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를 펼친 대표적인 학자는 하버드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아이린 데이비스 교수다. 그는 발바닥을 지탱해주는 밑창이 발을 태만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가장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같은 논리의 허점을 지적한다.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러닝화가 발의 근육을 변형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형을 유도한다.

이번 논문을 발표한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건강한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맨발로 달리는 그룹과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그룹으로 나눠 러닝머신 위를 뛰도록 했다. 그리고 근육 내 전극을 가해 발아치 부위의 근육 활동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신발을 신은 그룹이 맨발 그룹보다 달리기를 할 때 아치 부위가 25% 가량 덜 구부러진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는 신발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는 이론을 지지한다. 맨발 달리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아치를 지탱하면 발 근육이 약화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이번 연구팀은 오히려 발 근육을 강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전극을 가해 근육 활동량을 측정한 결과, 러닝화를 신고 뛴 그룹은 발 근육이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통합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발견됐다. 이러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발 근육들이 더욱 탄탄하게 강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는 소규모로 진행된 만큼 보다 대규모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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