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여성은 사랑니까지 뽑아야 하나

결혼을 앞둔 여성은 준비할 게 참 많다. 직장 업무에 결혼 준비까지 하다보면 몸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그런데 주위에서 사랑니까지 미리 뽑으라고 한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는데, 발치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결혼 전 사랑니를 뽑되 그렇지 않으면 임신 전까지는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 신혼여행 중 사랑니가 갑자기 아파서 일정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온 경우나 임신 중 사랑니 통증이 심한데도 버티다가 엄마와 아기가 모두 고생하게 된 사례도 든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치아의 세균이 크게 늘어나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잇몸이 붓고 출혈이 있다고 호소하는 임신부가 많은 이유다. 임신부는 어떤 치료나 약도 먹어서는 안 된다며 병을 키우는 사람이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 박문일 원장(동탄제일병원, 전 한양대 의대 학장)은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는 오해 때문에 치과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면서 “치과 전문의에게 임신 중임을 꼭 밝히고 치료를 받아도 괜찮다”고 했다.

이처럼 임신 중에는 잇몸이 약해지고 감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사랑니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동목 강동경희대병원 치과 교수(구강악안면외과학)는 “사랑니가 잇몸을 조금만 뚫고 나면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이 경우 얼굴이 심하게 붓고 입이 잘 안 벌어지기도 해 고름까지 생긴다”면서 “특히 임신부의 경우 염증이 잘 생기므로 결혼 전에 사랑니를 빼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임신 중에 잇몸 염증을 방치하면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임신부에게 치주질환이 있으면 저체중아를 출생할 확률이 7배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박문일 원장은 “임신 중에도 잇몸 질환이나 충치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면서 “가장 안전한 치료 시기는 임신중기이며, 국소마취를 해야 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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