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폭식한 사람 뱃속 음식 꺼내 비만치료”

 

비만은 과식이나 폭식으로 체내에 흡수된 칼로리가 지나치게 많아 살이 찌는 현상이다. 칼로리 섭취량을 줄여야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폭식증 때문에 이미 칼로리가 체내로 들어간 상태라면 어떨까. 음식물을 다시 빼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체내로 들어간 칼로리 흡수를 막는 장치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폭식과 같은 식이장애가 있는 비만환자를 의한 치료장치다.

이 장치는 아직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동안 이를 빨아들여 체내 흡수를 막는다. 복부에 관을 삽입해 위에 있는 음식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이다. 관으로 빠져나온 음식물은 곧바로 변기로 버려지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어스파이어 어시스트(AspireAssist)’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펌프 원리를 이용하는데 이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우선 비만환자의 위에 호스를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복부 바깥으로 나온 호스에는 잠그고 열기를 반복할 수 있는 밸브가 부착된다.

이 같은 수술을 받고나면 식사를 한 다음 20~30분이 지난 시점, 밸브를 열고 기기를 작동시킨다. 그러면 식사한 음식물의 30% 정도가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게 된다. 이 과정은 대략 5~1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장치를 개발한 연구팀은 1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어스파이어 어시스트를 몸에 이식받은 뒤 운동 및 식이요법 상담을 받은 그룹과 운동·식이요법에 대한 상담만 받은 그룹의 몸무게 변화를 비교해본 것이다. 그 결과, 장치를 삽입한 그룹은 평균적으로 몸무게의 12.1% 감소한 반면, 상담만 받은 그룹은 3.6%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체질량지수(BMI)가 35~55 사이인 평균연령 22세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체질량지수는 30이상일 때는 비만으로 분류한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비수술적인 체중감량요법들을 시도해봤으나 성공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단 모든 사람이 이 장치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FDA는 폭식처럼 식이장애가 있는 비만환자가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고치기 어려울 때 이 방법을 써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폭식하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식욕 이상 항진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치료 장치라는 평이다.

더불어 이 장치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건강상태를 꾸준히 체크 받아야 한다. 체중이 줄고 복부둘레가 줄어들면 삽입한 관의 길이도 짧아져야 하므로 이러한 관리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이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 구토, 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이 있다. 또 간혹 관이 움직이면서 위벽에 상처를 입히거나 감염증, 출혈, 음식물 누출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항상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Youtube Aspire Bariatrics 영상 캡처]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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