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짓 의식하는 사람 불안감 높다”

 

말하는 도중 중간중간 취하는 제스처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일어나는 행동이다. 의문이 들 때 고개를 갸우뚱한다거나 화가 났을 때 팔짱을 끼게 되는 동작들을 말한다.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런 동작들을 취하게 되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보디랭귀지를 계속 의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불안감이 높은 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는 ‘하얀 북극곰 실험’이라는 유명한 실험과 연관이 있다. 하얀 북극곰을 한 번 떠올리고 나면 의도적으로 이를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실험이다. 가령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의 시선을 의식해보자. 평소엔 상대방의 눈을 봤다가 피하기를 자연스럽게 반복했지만 자신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고 대화에 집중하기도 어려워진다.

눈빛뿐 아니라 보디랭귀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들이지만 종종 자신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이처럼 자신의 보디랭귀지를 의식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성격적 특징을 보인다.

말하는 동안 자신의 ‘비언어적 행위’를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실험참가자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보디랭귀지 습관과 연구팀이 관찰을 통해 코드화한 행동패턴을 서로 대조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대학생 180명을 둘씩 짝지어 5분간 대화를 나누도록 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대화가 끝난 뒤에는 파트너를 서로 다른 방에 분리시킨 뒤 방금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얼마나 많은 보디랭귀지를 사용했는지 기록하도록 요청했다. 고개는 얼마나 자주 끄덕였는지, 미소는 몇 번이나 지었는지, 상대방과 눈을 자주 맞췄는지, 자신의 머리나 팔을 만졌는지 등의 여부다.

평소 본인 스스로를 인식하는 수준, 주변 환경에 대한 조심성,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 등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설문조사도 더불어 진행됐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와 실험참가자들의 자가보고 내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자신의 보디랭귀지를 비교적 많이 기억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불안증과 신경증적 기질, 폐쇄적인 성향을 보였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하는 특징도 있었다. 특히 상대방의 분노 여부를 잘 파악했다.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본인 스스로를 자주 의식했고 외부에서 볼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물론 자신의 보디랭귀지를 의식한다는 건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해 좀 더 적절한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계속 신경을 쓰다가 타성에 젖게 되면 신경증적이고 불안한 감정이 촉발될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이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는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불안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개인의 얼굴표정보다 이 같은 신체동작이 개인의 성향을 좀 더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지표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보디랭귀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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