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만 해도…요실금 숨기는 중노년들

요실금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기보다 막연히 부끄럽고 숨기고만 싶은 질병으로 인식하는 중노년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부터 약 2개월간 전국의 중노년 1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2%가 ‘요실금은 부끄러운 증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34%)은 ‘요실금을 숨긴 적 있다’고 했다.

특히 요실금 증상이 있는 사람의 55%는 ‘가족이나 배우자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답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숨기고 싶어 하고, 부끄러워하는 등 요실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이번 설문 참여자의 상당수는 요실금에 대해 ‘소변이 샐까 두려워 웃을 수 없는 병’, ‘창피하고 부끄러운 질병’, ‘활동 범위를 줄여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우울증까지 부르는 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요실금 걱정이 없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는 ‘야외활동’ 41.2%, ‘여가 활동’ 27.6%, ‘편리한 일상생활’ 21.9%의 순이었다. ‘야외활동’으로는 ‘여행(55%)’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운동(28%)’, ‘등산(1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마음 놓고 실컷 웃어보고 싶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 ‘일하고 싶다’, ‘남편과 드라이브하고 싶다’ 등의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요실금 증상 개선을 위한 대처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요실금 언더웨어를 들어보거나 사용해본 적 있나’라는 질문에는 62%가 ‘듣거나 사용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공개적으로 구매하기 주저하게 되거나, 기저귀를 차면 외관상 보기 싫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등 요실금을 숨기고 싶어 하는 이유와 맥을 같이 했다. 이번 조사는 유한킴벌리가 진행했다.

송정신과의원 송성용 원장은 “활동성의 제약으로 외출을 꺼리게 만드는 요실금은 심할 경우 대인기피,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문제의 치료를 방해할 수 있어 증상을 숨기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요실금 관리를 위해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몇 가지 생활 속 관리법을 제시하고 있다. 화장실 가는 간격을 3시간 정도로 유지해 방광훈련을 하고, 케겔운동 등 규칙적인 골반 근육운동을 3~6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알코올, 탄산, 커피, 주스 등 방광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물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고, 방광의 압력을 증가시키는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장 기능을 조절해야 한다. 또한 배뇨일지를 써서 화장실 가는 횟수를 하루 4~6회 정도로 줄이고, 요실금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극복해 나가는 적극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요실금 팬티 등 대체 용품 사용을 통해 외부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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