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에 암까지… 미세먼지로 악화되는 질환 4

숨만 쉬어도 병에 걸릴 것 같다면 건강염려증이 심해졌다고 여길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는 이제 염려를 넘어 공포가 되고 있다.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체내 침투하는 미세먼지는 학계에서도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3명은 미세먼지 때문에 다양한 질환을 앓은 적 있다는 조사도 있다.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뇌졸중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대기오염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경동맥을 단단하게 하거나, 좁아지는 위험을 높이고, 혈전을 늘리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 랑곤 메디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오염도가 낮은 지역의 사람들보다 경동맥이 좁아질 가능성이 24%나 더 높았다. 연구팀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나무,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오염의 발생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세계적 의학저널 란셋에 실린 뉴질랜드 오클랜드기술대학교 연구를 보면 1990년부터 2013년까지 188개국에서 뇌졸중 발병과 치유 상황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외 대기오염은 17%, 실내 대기오염은 16% 정도 뇌졸중과 연관됐다.

간암, 담관암 등 각종 암 =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각종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들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팀이 2011년에 홍콩 거주민 6만6000여명의 건강기록과 거주지를 바탕으로 실험한 보고를 보면 미세먼지 입자가 평방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씩 늘어날 때마다 암 발생률은 22%씩 증가했다.

암 역학 및 바이오마커와 예방 저널에 실린 이 조사를 보면 암의 종류마다 미세먼지가 미치는 발병 위험도 각각 달랐다. 위암이나 식도암 등 상부위장관암 발생률은 42%, 간암과 담관암, 췌장암, 쓸개암은 35%씩 늘었고,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여성일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80%, 남성은 폐암 발병률이 36% 증가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암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낼 순 없었으나, 미세먼지가 몸속에서 염증과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일부 유전자의 결함을 야기하고, 암세포가 퍼지기 좋게 신생혈관의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과 및 피부 질환 = 미세먼지는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은 미세먼지 속 오염물질이나 화학물질이 결막이나 눈꺼풀에 닿으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방치하면 각막궤양이나 각막혼탁 등 중증 질환으로 발전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토피와 탈모도 그렇다. 미세먼지 입자는 모공의 1/20에 불과해 피부가 차단하지 못한다. 모공을 통해 그대로 흡수된 미세먼지 속 오염물질이 피부에 화학자극을 일으키고, 각질세포와 지질막 등에 악영향을 미쳐 피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비염, 천식, 독감 등 호흡기질환 =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입자가 더 작다. 코로 들이마셔도 콧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게 된다.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면 호흡기 면역기능이 떨어져 호흡기 감염이 쉽게 발생하고, 심하면 폐질환을 유발한다. 먼지가 코 점막을 건조시켜 기침, 감기, 가래, 기관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에 1년 이상 노출된 사람은 폐렴으로 입원할 위험이 두 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마크 연구팀의 분석 결과,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의 혈액에서 공기오염 물질의 수치를 측정해보니 2.5마이크로미터보다 더 작은 미세먼지가 검출됐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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