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도 맞춤치료 가능해질까

 

국내 연구진이 재발성 뇌종양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인자를 찾아냈다고 보건복지부가 7일 밝혔다. 뇌종양의 유전체 진화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맞춤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 지원을 받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남도현 교수팀과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라울 라바단 교수팀이 수행했다. 두 연구팀은 악성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을 표준 치료한 환자에서 뇌종양 재발 위치에 따른 유전체 진화 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63%의 환자에서 재발 후 종양의 유전형 타입이 변화됐고, 15%의 환자에서는 과돌연변이가 발생했다. 또한 11%의 환자에서는 추가적으로 LTBT4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예후가 나빠지는 것이 관찰됐다. LTBT4 유전자는 뇌종양 환자에서 형질전환증식인자베타(TGF-β)와 결합해 세포의 자살과 조직의 섬유화를 촉진시킨다.

이번 실험은 지난해 9월 연구진이 암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캔서셀’에 발표한 뇌종양 재발 위치에 따른 유전체 진화 패턴에 대한 후속연구로, LTBP4 유전자가 재발성 뇌종양 치료의 신규 표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면역치료와 표적치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맞춤치료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대부분의 종양은 치료 후 유전체 진화를 통해 기존 치료법에 대한 내성을 갖는데, 교모세포종은 방사선과 항암제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높아서 진단 후 기대 생존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

이번 실험에는 그동안 난치암연구사업단이 축적해 온 59명의 데이터를 포함해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총 114명의 환자 데이터가 공유됐다. 남도현 교수는 “한국과 미국 간 활발한 연구협력과 유전체 분석 데이터 공유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개인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 실현에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뇌종양 재발암 환자의 맞춤치료법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향후 5년 이내에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복지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연구를 통한 빅데이터 구축과 플랫폼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이동욱 국장은 “이번 연구는 맞춤 및 정밀의료가 우선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암 질환에 적용될 대표적인 성과”라며 “이러한 원천기술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도록 연구생태계를 조성하고,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정밀의료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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