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는 아이 괜찮을까?

 

상상 속 친구를 두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 벽장 속에 사는 요정일수도 있고, 보석상자 속에 숨어있는 요괴친구일수도 있다. 이 같은 상상 속 친구가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뭘까.

예전에는 상상 속 친구를 둔 아이를 두고 악령이 들었다거나 정신질병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곤 했다. 많은 연구자들조차 상상 속 친구를 아이의 ‘사회성 결핍’ 징후라고 해석했다. 오늘날까지도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견한 사례에 따르면 상상 속 친구를 둔 딸을 정신분열증 환자 취급하는 부모도 있다.

상상 속 친구에 대한 오명은 나날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자들은 아이가 상상 속 친구를 두는 일은 드문 케이스가 아니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도 볼 수 없다는 방향으로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심지어 상상 속 친구와의 놀이가 현실세계의 유용한 기술들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까지 내리고 있다.

아이가 상상 속 친구를 둔 점에 대해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우선 이 같은 현상은 지극히 평범하고 흔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7세 아동의 65%가 상상 속 친구를 가지고 있다. 또 아이들은 그들의 상상 속 친구가 현실 속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잘 인지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만들어낸 공상 친구는 아이의 사회성 결핍이나 외로움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아니다. 자신만의 친구를 창조해내는 이 같은 능력은 유아기 때부터 시작되는데, ‘놀이저널(Journal of Play)’에 실린 예일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주변 인물이나 사물의 특징을 모방하면서 이 같은 친구를 만들어낸다.

가령 엄마가 아이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다거나 눈썹을 치켜뜨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아는 자신의 놀이세계에 이를 모방해 적용시킨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의 행동을 항상 모방할 준비가 항상 돼있다. 또 이를 통해 실제 자기 성격과는 다른 별도의 ‘외적 인격’을 형성하는데 활용하는데, 그게 바로 상상 속 친구로 발현될 수 있다.

상상 속 친구를 창조하는 일은 인지능력과 감성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오리건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에 따르면 공상 친구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수줍음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현실세계에서의 사교성 강화를 촉진하는 자극제가 된다는 의미다.

드물긴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상상 속 친구를 두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적인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70세에 쓴 자서전을 보면 그때까지도 그녀는 상상 속 친구를 두고 있었다. 공상 친구가 그녀의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에 영향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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