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앞둔 비만약 시장, 수입 신약 경쟁

 

여름 앞에서 비만약 시장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비만 신약 2종이 국내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해 일동제약이 비만약 ‘벨빅’을 출시한 데 이어 광동제약이 지난 2일 ‘콘트라브’를 발매했다.

지난 2010년 비만약으로 널리 처방돼온 시부트라민 제제가 안전성 이슈로 퇴출되면서 비만약 시장은 주춤했다. 이 제제는 당뇨와 심혈관 질환이 함께 있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사망률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서 철수했다.

벨빅과 콘트라브는 2012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비만 신약이다. 지난해 국내 먼저 선보인 벨빅은 미국 제약사 아레나가 개발한 로카세린 성분의 비만약이다. 식욕억제 물질을 생산하는 신경세포를 흥분시켜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해주는 원리로 작용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318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서 로카세린 10㎎을 52주간 제공한 결과, 체중은 평균 5.8㎏ 감소했다. 같은 용량으로 비만인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 1년간 하루 1~2회씩 복용한 결과에서도 40% 정도가 5% 이상 체중이 줄었고, 혈당이 개선됐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벨빅으로 13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일동제약측은 “아로나민 등 기존 품목은 물론, 비만약 벨빅과 프로바이오틱스 지큐랩 등 신제품의 시장반응도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벨빅보다 1년여 늦게 출시된 콘트라브는 미국 바이오제약사인 오렉시젠 테라퓨틱스가 개발했다.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 치료제로 쓰이는 날트렉손과 우울증과 금연 치료에 허용된 부프로피온의 복합제이다.

광동제약에 따르면 콘트라브는 미국 현지에서 큐시미아, 벨빅보다 늦게 시장에 나왔지만, IMS헬스 데이터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56주 임상에서는 콘트라브 복용군의 60~80%가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기록했다. 또한 다양한 임상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중성지질 감소와 HDL 콜레스테롤 증가, 그리고 성인 당뇨병 환자의 당대사가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콘트라브는 세계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승인된 비만약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승인받은 비향정신성 식욕억제제”라고 설명했다.

벨빅과 콘트라브는 2년 정도의 임상연구 기간 중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진 않았다. 안전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의료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 벨빅과 콘트라브 이외에 국내 처방되는 푸리민(펜터민), 푸링(펜디메트라진), 아디펙스(펜디메트라진) 등의 비만약도 비교적 안전하나, 중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3개월 복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트라브가 빠르게 비만약 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콘트라브를 도입한 광동제약이 아디펙스를 판매하면서 구축한 인프라가 있고, 콘트라브가 비향정신성 약물이라 벨빅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하기 용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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