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지하철만 타면 왜 잠이 쏟아질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시간은 편도 1시간 정도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매일 왕복 2시간씩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왜 잠이 쏟아지는 걸까.

출퇴근 시간은 차안에 사람이 가장 많이 분비는 시간이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으로 읽을거리를 봐야 간신히 버틸 수 있을 정도다. 또 좌석에 앉든 서있든 잠이 엄청나게 쏟아진다.

세계적인 수면전문의 마이클 브러이스 박사가 미국 ‘야후 뷰티’를 통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대중교통 안에서 잠에 빠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소파이트 신드롬(Sopite syndrome)’이다. 이는 피곤하고 나른해 졸음이 쏟아지는 신경질환의 일종이다. 특별히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규칙적인 소음이나 흔들림이 지속되는 대중교통 혹은 영화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잠이 쏟아지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수면 부족이다. 평소 잠이 부족하면 지하철이나 버스가 아니더라도 어디든 긴장감이 떨어지고 몸이 이완되는 공간에 있으면 잠이 오게 돼있다.

그렇다면 소파이트 신드롬과 수면 부족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를 분별할 수 있는 정확한 테스트 방법은 없다. 단 브러이스 박사는 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만난 임상 경험을 통해 그 차이를 대략 짐작하고 있다.

졸음이 쏟아지자마자 재빨리 잠에 빠진다면 이는 일반적으로 수면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파이트 신드롬은 잠드는 데까지 평균적으로 8~1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다면 대체로 수면 부족 상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잠이 올 때 우리 몸에선 도대체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잠이 부족해지면 세포 신진대사의 부산물인 ‘아데노신’이 쌓이게 되는데, 이 화합물이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뇌에 도착하게 된다.

뇌에는 아데노신 수용체 세포가 있는데 여기에 아데노신이 달라붙으면서 졸음 신호가 발생한다. 활동량이 많을 땐 현재 자신이 얼마나 피곤한지 감이 잘 오지 않지만 버스나 지하철처럼 몸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공간에 있으면 이 같은 현상이 잘 일어난다.

이처럼 졸음이 쏟아질 땐 잠깐 눈을 붙이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역시 커피가 1순위 선택사항이다. 졸릴 때 커피가 잠을 깨우는 이유는 뭘까. 아데노신의 분자화합물과 카페인의 분자구조는 상당 부분 유사하다. 카페인 세포가 아데노신 수용체에 달라붙으면서 아데노신의 결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교통에 앉아 출퇴근할 여건이 안 된다면 미리 커피를 한 잔 마시고 타는 게 졸음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이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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