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통념에선 벗어났지만 정상적인 심리 6

 

“지금 제 심리상태가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수준인가요?”

정신상태를 점검받기 위해 정신과의사나 심리상담사를 찾았을 때 던지는 질문이다. 일반상식을 벗어난 생각이나 행동을 했다고 판단될 때 던지는 질문인데, 의외로 결과는 정상 판정이다. 일반통념과 충돌되는 생각이나 행동이라고 해서 모두 비정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일반통념 중 오해하고 있는 부분으론 어떤 게 있을까.

긍정적인 생각도 때론 해롭다= 건강한 정신을 지키려면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믿음이다. 그런데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나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와 같은 긍정적인 주문만 외우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사람은 이 같은 자기 위안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모순된 생각들이 한 공간에 자리해 혼란스러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된다.

‘실험심리학(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저널’에도 긍정적인 상상이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내용이 실렸다. 긍정적인 생각은 마음을 진정시키지만 한편으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할 장애물들을 간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공부법이라고 성적 높이진 않는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방식이 있다. 강의영상을 보면서 시청각적인 자극을 받기도 하고, 오디오만 들으며 청각적인 자극만 받거나 몸을 움직이며 운동감각을 동원하기도 한다. 또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교육심리학(Educational Psychology)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본인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학습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자신이 선호하는 학습법이 일반적인 교육법보다 낫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자신의 결점을 고치고 수정해나가는 대신, 편향적으로 한 부분만 강화되면서 균형이 깨진다는 분석이다.

범죄자는 게임할 때 친사회적인 행동 보인다= 범법자는 반사회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제게임을 할 때는 오히려 공정하고 협동적인 경향을 보인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을 진행한 결과다.

이 게임은 두 명의 용의자가 범죄에 대해 자백할 것인지 부인할 것인지에 따라 형벌이 달라지는 게임이다. 실험 결과, 현실에서 실제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죄수들이 일반 학생들보다 게임 파트너에게 협조적인 성향을 보였다. 더불어 진행된 ‘독재자 게임’에서는 일반학생들보다 친사회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화를 억누르는 게 좋을 때도 있다= 화가 날 땐 이를 밖으로 표출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믿음이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의 연구팀에 따르면 분노의 대상을 떠올리며 샌드백을 치는 행동은 오히려 화를 더욱 돋울 수 있다. 분노는 때론 겉으로 표출하는 게 좋을 수도 있고, 때론 속으로 억누르는 게 나을 수도 있는 복잡한 양상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되는 사람이 항상 매력적인 건 아니다= 연애를 할 땐 정반대되는 사람에게 끌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론 친구나 로맨틱한 파트너를 선택할 때 자신과 유사한 성격, 용모, 취미 등을 가진 사람에게 끌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성격과 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짜약이란 사실 알고도 병이 낫는다= 플라시보 효과는 위약을 진짜 약으로 알고 먹은 뒤 병이 개선되거나 낫는 현상이다. 그런데 ‘플로스원(PLOS ON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가짜 약이란 사실을 알아도 플라시보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약리 작용을 일으킬 수 없는 약이라는 사실을 공지한 뒤 먹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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