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아닌데 항우울제 쓰는 이유(연구)

 

일부 해외 의료진이 우울감 완화가 아닌 다른 이유로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연구팀이 자국 내의 항우울제 처방현황을 분석한 결과 불안, 불면증, 만성통증, 섬유근육통, 편두통 등 항우울제의 용도로 허가받지 않는 용도(오프라벨)로 사용되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 대학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퀘백 시 항우울제 처방 레코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158명의 의료진이 10만2000여개의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약 12만 명에 달했으나, 우울감 완화의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55%밖에 되지 않았다. 용도외의 처방으로는 불안장애(18.5%), 불면증(10%), 만성통증(6%)등의 순이었다. 그밖에 편두통, 폐경기, 주의력결핍장애(ADHD) 등에도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었다.

문제는 오프라벨 처방에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팀은 “특히 항우울제 같은 정신질환치료제 영역은 오프라벨 처방률이 높다”며 “그러나 오프라벨의 효능에 대해 아직까지 의료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려스렵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브라운 대학 크레이머 교수는 “몇몇 정신질환에는 항우울제를 부분적으로 사용하길 권고한다”며 “또한 임상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항우울제와 기타 치료제를 병용투여하면 치료효과와 환자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밖의 용도로 지나치게 장기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캐나다 연구팀의 주장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렸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항우울제 복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루 항우울제 소비량은 천명당 20 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28개 조사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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