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된 아기, 어른 흉내 낸다(연구)

 

태어난 지 불과 12~21일밖에 되지 않은 아기들이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따라할 수 있다는 연구내용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을 모방하고 흉내 내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학습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 이 같은 논문은 성장발달을 연구하는 저명한 심리학자인 장 피아제의 기존 주장을 반박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장 피아제는 생후 9개월에 이르러야 비로소 아기가 다른 사람을 모방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저널’에 실린 새로운 연구논문이 또 다시 신생아의 흉내 내기를 부정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영국, 호주 공동연구팀이 생후 1주, 3주, 6주, 9주에 해당하는 아기 1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연구팀은 아기들이 어른의 얼굴 표정, 몸짓, 소리에 60초간 노출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혀 내밀기, 입 벌리기, 행복한 표정 짓기, 슬픈 표정 짓기,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음’이나 ‘에’라는 소리내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1분간 이 같은 행동을 아기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준 다음 아기의 행동을 관찰했다.

선행 연구들은 어른의 2~3가지 행동에 반응하는 아기의 모습을 관찰했다면 이번 연구는 10가지 이상의 행동과 소리에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들보다 폭넓은 범위에서 종적으로 진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좀 더 합리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실험 결과, 신생아가 어른의 얼굴표정, 행동, 소리를 흉내 낸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가령 어른이 혀를 내밀 때 아기도 혀를 내미는 횟수는 어른이 입을 벌리거나 행복한 표정 혹은 슬픈 표정을 지을 때 혀를 내미는 횟수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즉 어른이 혀를 내밀 때 아기도 혀를 내미는 건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 실질적으로 행동을 모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봤을 때 아기가 어른의 행동을 모방하는 시기는 과거 장 피아제가 주장했던 시기와 좀 더 가까울 것으로 보았다. 생후 6개월 전후는 돼야 아기가 어른의 행동을 흉내 내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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