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남성 치료제 시장, 탈모와 발기부전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가 풀리면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대개 결과는 비슷하다.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한 성분에 저렴한 약가를 앞세운 제네릭 약물이 시장을 잠식한다. 그러나 특허 만료 뒤에도 오리지널 약물의 아성을 굳건하게 지키는 치료제가 있다. 특히 남성 치료제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탈모와 발기부전 치료제 부문에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온도 차가 확연하다. 오리지널 특허 만료 후 ‘같은 듯 다른’ 시장을 살펴봤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오리지널 약물인 화이자제약(성분명 실데나필)의 비아그라와 릴리의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의 실적이 두자릿수 하락한 반면,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약물이 크게 성장했다. 제네릭사의 저가 공세와 제형변화, 마케팅 등으로 시장이 단기간 반응한 것이다. 제네릭사들은 오리지널 가격의 30% 수준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중에서도 동아에스티는 올해 1월부터 ‘자이데나’의 가격을 67% 인하하면서 두 자릿수의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제형도 획기적으로 변신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눈길을 끈 제약사도 있다. SK케미칼의 ‘엠빅스S’는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를 선보였다.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복용 후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같은 효과를 즉시 볼 수 있다면 당연히 가격이나 복용편의성을 높은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시장은 이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탈모 치료제 시장은 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GSK의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가 양대산맥을 이뤘으나, 두 제품 모두 현재 특허가 만료돼 각각 60여개의 제약사가 130여개의 제네릭을 쏟아냈다. 바야흐로 탈모치료제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제네릭사의 가격 경쟁에도 불구하고,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의 오리지널 약물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MSD 관계자는 “탈모환자는 기본적으로 머리카락을 지키고 싶은 의지가 크기 때문에 탈모치료제를 오랜 기간 복용할 수밖에 없다”며 ”프로페시아는 16년이 넘는 시간동안 남성 탈모 치료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았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특허가 풀린 아보다트도 아직 시장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탄탄한 입지를 지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보다트의 경쟁약물인 프로페시아는 비록 최초의 탈모 치료제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효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아보다트가 탈모를 일으키는 효소인 DHT를 프로페시아보다 더 많이 차단하기 때문에 탈모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현재 아보다트는 한독테바와 손잡고 위임형 제네릭 ‘자이가드’를 출시하면서 시장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탈모 환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부작용과 효과 측면”이라며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보면서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오랜 임상데이터를 가진 오리지널 약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탈모치료제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탈모치료제는 발기부전치료제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약 선택이 보다 신중하다”며 “충분한 임상데이터로 탈모치료제 제네릭이 안전성이 입증받는다면 탈모치료제 시장을 충분히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아름 기자 ha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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