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버섯’ 속 화합물, 우울증 치료에 효과

 

환각 물질을 다량으로 포함한 버섯을 ‘마법의 버섯(magic mushroom)’으로 부른다. 그런데 이 마법의 버섯 속 환각을 일으키는 화합물이 기존의 약으로는 고치기가 힘든 우울증 치료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기존 치료로는 효과가 없는 중증 이상의 우울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 추출물인 사일로사이빈이라는 화합물을 3개월 동안 투여했다.

연구팀의 로빈 카하트-해리스 박사는 “3개월 후 환자 전원에게서 우울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부작용도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가 소규모로 진행됐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위해서는 추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주의 주거 힐사이드 병원 정신의학과 과장인 스콧 크라코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치료로는 효과가 없는 우울증 환자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 5명 중 1명은 항우울제나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은 기존의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하트-해리스 박사는 “사일로사이빈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대규모의 연구를 장기간에 걸쳐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는 “사일로사이빈은 뇌의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을 한다”며 “이 화합물은 기존의 항우울제와는 전혀 다른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훨씬 빨리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크라코워 박사는 “이번 연구가 사일로사이빈의 우울증 치료 효과를 보여주었지만 더 연구를 해야 부작용 등에 대해 명확하게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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