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고혈압학회, 국산약 해외 진출 호기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고혈압학회가 고혈압 신약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무대가 될지 주목된다. 전 세계 전문의와 제약사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하는 의학계 최대 규모의 학회인데다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서울에서 열려 국내사들에게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산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피마살탄 성분)’로 국내에 이어 멕시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보령제약은 2년 전 그리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 덕을 톡톡히 봤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따로 특별 심포지엄을 진행한 것도 처음이지만, 카나브의 멕시코 시판을 앞두고 마련한 자리라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 13일 ‘IHS서울 2016’ 조직위원회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보령제약은 이번엔 ‘포스트 카나브’를 띄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 홍보팀 이진오 과장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카나브 복합제를 알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뇨복합제 ‘카나브플러스’를 출시한 보령제약은 올해 CCB(칼슘채널차단제) 계열인 노바스크(암로디핀) 복합제 ‘듀카브’, 고지혈증약인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복합제를 발매할 예정이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IHS서울 2016’ 조직위원회와 후원 협약식에서 “이번 학회는 국산 신약의 글로벌 마케팅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는 현장”이라며 “카나브 등 국산신약의 임상적 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과 함께 세계고혈압학회를 후원하는 국내사로는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삼진제약, 동아ST, 한독약품, JW중외제약, 녹십자, 현대약품, 제일약품, 명인제약이 있다. 이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들과 더불어 위성 심포지엄을 따로 마련하는 국내사는 보령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ST, 일동제약 등 6곳이다.

다이이찌산쿄와 공동후원에 나선 대웅제약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ARB(안지오텐신수용체억제제)계열 올메살탄 제제인 올메텍, 올메텍플러스, 세비카, 세비카 HTC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메살탄에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복합신약 ‘올로스타’로 오는 2018년에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불거진 올메살탄의 프랑스발 안전성 이슈를 털어낼 필요가 있어 이번 학회가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잇단 신약기술 수출로 주목받고 있는 한미약품도 지난 2009년 ARB계열 로살탄에 CCB계열인 암로디핀을 섞은 복합신약 ‘아모잘탄’으로 세계 50개국 이상에 진출했고, 사노피와 공동개발한 이르베살탄과 아토르바스타틴을 섞은 복합신약 ‘로벨리토’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은 텔미살탄과 암로디핀 복합제인 ‘텔미누보’를 갖고 있다,

동아ST는 자사의 발기부전신약인 자이데나(유데나필)의 적응증을 폐동맥고혈압으로 넓히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일동제약은 지난해 ARB계열 텔미살탄에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복합신약 ‘텔로스톱’을 개발해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 고혈압 복합제는 ARB계열과 CCB계열 성분에 고지혈증약인 스타틴 계열 성분을 섞는 3제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을 비롯해 일동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제일약품, CJ헬스케어, 삼일제약, 보령제약이 3제 복합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혈압 복합제 개발이 한창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학회가 국산 신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HS서울 2016’ 조직위원장인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이번 세계고혈압학회 서울 유치는 우리 신약의 경쟁력과 의료수준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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