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젊은 남성 병? 어린 환자 더 큰일

서구식 식습관과 흡연을 즐기며 스트레스가 심한 젊은 남성 직장인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크론병이 어린 환자에서도 적지 않다. 특히 어린 크론병 환자의 10-40%는 성장부진을 호소해 영양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는 위장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이다. 20-30대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지만, 환자 6-7명 중 1명은 19세 미만 소아청소년으로 어린 환자가 생각보다 많다. 이들은 설사와 염증, 식욕부진 등으로 충분한 영양을 흡수하지 못해 성장과 사춘기가 늦어져 병원을 찾았다가 크론병 진단을 받을 때도 있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는 “설사나 복통이 간헐적이거나 학업에 바쁘면 병이 진행된 후 병원을 찾거나, 소화기 증상이 있어도 덜 민감하고 잘 참는 아이들은 성장부진으로 진찰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또래보다 성장 속도가 갑자기 늦어지거나 체중이 뜻하지 않게 빠질 때, 2차 성징의 시기가 늦어질 때 아이에게 설사나 복통이 있는지 대화해 보고, 증상이 있다면 소아 크론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항문 주위 덧살이나 종기도 신경 써야 한다.

소아크론병은 성인과 달리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약물치료의 하나인 스테로이드 제제는 소아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비타민이나 영양제 투여,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섭취 등 적절한 영양치료가 꼭 필요하다.

충분한 영양과 단백질 섭취 = 육류, 생선, 두부, 달걀, 콩 등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결핍될 위험이 커 따로 보충해야 한다. 단, 우유를 마시면 설사와 복통을 느끼거나 유당불내증이 있으면 경구 영양액, 두유, 발효유, 유당이 없는 유제품으로 대체한다. 소아청소년은 영양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기 어려워 부모가 충분히 대화하고, 영양 전문의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설사, 복통 유발하는 음식 회피 = 지나치게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으로 설사나 복통이 생기면 질병이 악화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또 날 것이나 상하기 쉬운 음식, 패스트푸드 등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식이 및 운동 제한은 지양 = 부모가 지나치게 먹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면 자녀가 식사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오히려 크론병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건강한 음식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수이다. 운동 역시 억지로 강요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모두 금물이다. 심한 피로감이나 복통, 관절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고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식을 적극적으로 활용 =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간식을 활용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인다. 간식은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이 충분히 함유된 다양한 식품군이 좋다.

서정완 교수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로 신선한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적절한 영양 섭취도 중요하지만 크론병은 만성 질환으로 약을 장기 복용하게 되므로 자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가족 모두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자세”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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