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영양 가치 높이려면 쪄 먹어야”(연구)

 

채소를 찜통에 찌면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출신 연구팀이 학술지 ‘식품학 및 영양학에 관한 비판적 고찰(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에 발표한 최신 연구논문 내용이다.

연구팀은 채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했을 때 어떤 방법이 채소의 항산화성분 수치를 가장 높이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항산화성분이 많이 든 음식은 암,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골다공증, 신경퇴행성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연구에 따르면 굽기, 끓이기,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등의 조리법은 채소 조직에 손상을 입히고 이로 인해 항산화성분을 부분적으로 파괴시킨다. 특히 끓이는 방법은 뜨거운 물에 용해돼 항산화성분이 가장 많이 침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채소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가 나타나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끓이는 방법이 채소에 든 항산화성분의 일종인 다가페놀의 수치를 가장 많이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찌는 방식의 조리법은 오히려 다가페놀 수치를 52% 높였다. 왜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영양학과 엘리자베스 H. 제르피 교수에 따르면 음식을 찌는 건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음식에 열을 가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온화한 방식으로 열을 가하면 단단하게 결합돼 있어 체내로 잘 흡수되지 않던 다가페놀이 유연한 상태로 바뀌면서 좀 더 잘 흡수되게 된다.

찜 요리가 이처럼 다가페놀 수치를 높인다고 해서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거나 굽는 조리방식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찌는 것보다는 항산화성분 수치가 떨어지지만 큰 파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채소 종류에 따라 맛, 향, 질감을 살리려면 이 같은 조리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또 찌는 조리법이라 해도 도가 지나치면 영양성분이 파괴된다. 찜기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 넣어둔다거나 온도가 과하게 높으면 항산화성분이 제 기능을 못한다. 채소의 숨이 죽어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아삭한 식감 역시 살아있는 수준으로 열을 가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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