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 겸 친구’ 많으면 업무능력 오른다

 

직장은 학교나 동호회 같은 집단과 달리 친구를 만들기 어려운 조직이라는 인식이 있다. 비즈니스적인 관계와 친근한 관계는 서로 상반돼 섞일 수 없는 성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상당수의 사람들이 직장 내에 동료이자 친구인 사람이 있다. 이 같은 관계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 럿거스대학교 등 4개 대학 공동연구팀이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이자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복합관계’에 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업무능력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직장동료이자 친구인 관계는 각 개인에게 해가 될 수도 있고 득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보험회사 직원 3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참여자들은 업무상 밀접하게 지내는 직원 10명과 사적으로 업무 공간 밖에서 친하게 지내는 직원 10명을 작성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두 목록에서 겹치는 이름이 많은 사람일수록 직장 내에서 복합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일 것으로 판단했다.

실험참가자들은 감정적 탈진상태, 업무와 관련한 긍정적 감정들을 평가하는 질문들에도 답했다. 그리고 4주가 지난 뒤 연구팀은 직장상사를 대상으로 각 직원들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복합관계를 많이 형성하고 있는 실험참가자들이 전반적으로 업무수행에 우수한 능력을 보였다. 또 이런 사람들일수록 자랑스러움이나 즐거움처럼 업무와 관련된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함께 일하는 동료 사이가 친구처럼 친밀할수록 업무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 여기엔 한층 더 복잡하게 얽힌 부분이 있다. 연구팀이 복합관계를 좀 더 깊이 있게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관계는 감정적 피로와도 연관성을 보였다. 동료와 친구라는 두 가지 유형의 관계에 모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처럼 감정적 피로도가 높은 사람은 오히려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직장동료이자 친구는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할 확률이 더 높았다.

두 번째 실험은 상점 3곳과 레스토랑 6곳에서 근무하는 사람 182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직장동료와의 신뢰감, 의무감, 정신적 지원, 관계 유지의 어려움 등에 대한 평가를 함께 내리도록 했다.

응답 결과는 앞선 실험과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복합관계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동료이자 친구인 상대방에게 깊은 신뢰감을 느끼고 있었고, 상사로부터는 업무수행능력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도 관계유지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들은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직장 내 우정이 업무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아니다. 하지만 직장 내 동료이자 친구인 파트너가 있으면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추론은 가능하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직원 심리학(Personnel Psychology)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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