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패치약 한계 넘는다” 아이큐어의 도전

 

파이오니아(4) / 오용호 아이큐어 제약개발본부 상무

‘깜빡해서’, ‘먹기 불편해서’, ‘주사 맞으면 아파서’ 등 이런저런 이유로 약을 건너뛰거나, 임의로 끊는 환자들에게 패치약은 복음과 같다. 간편하게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오만가지 약 중에 상용화된 패치약은 파스, 멀미약, 금연보조제 등 불과 20여종 뿐이다.

이런 패치약이 최근 당뇨, 치매, 파킨슨, 천식 등 다양한 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넓히며 전문약 시장의 판도를 흔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 ‘아이큐어’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당뇨병 패치약을 비롯해 세계 최초의 도네페질 성분 치매 패치약 등을 개발 중인 이 회사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제약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이큐어의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경피약물전달시스템과 더불어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가는 미세한 마이크로 바늘(needle)을 피부 깊숙이 총알처럼 쏴서 약물 전달률을 90% 이상으로 높인 마이크로 불릿(bullet) 패치에 있다. 낮은 농도의 약물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부작용도 적다.

아이큐어의 제약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는 오용호 상무도 10여년 전부터 마이크로 바늘에 관심을 보였다. 동화약품과 SK케미칼, 일성신약을 거친 그는 제제 연구에서부터 아이템 선정, 라이선싱 등 수출,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도입 등 다채로운 경험을 가진 바이오제약 개발 분야의 베테랑이다.

“2000년대 중반에 마이크로 바늘이 인기몰이를 했지만, 약물의 정량을 전달하는 것이 잘 안 돼 의약품에 적용하기 어려워지면서 한 발 물러선 면이 있습니다. 이후 한동안 뜸하다가 화장품 분야에서 마이크로 바늘이 붐을 일으키면서 재조명됐죠.”

과거에는 약물을 코팅한 마이크로 바늘이 메탈 소재여서 부러지기 쉽다보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체내에서 녹는 폴리머 소재 역시 경도나 성형성이 썩 좋지 않았다. 해결책은 보습성분인 히알루로산이었다.

오 상무는 “히알루론산 솔루션으로 주조하면 끝이 끊어져서 뭉툭해지는 한계도 최근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개선되고 있다”며 ”이러한 히알루론산 마이크로 바늘이 지금은 의약품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큐어 역시 제약 연구개발을 위한 ‘캐시카우’를 만들기 위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 바늘 개발 기술을 연마했다. 피부 깊숙이 진피층까지 약물 성분을 전달하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도 자체 개발하면서 약물의 정량 전달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마이크로 바늘 기술을 본격적으로 의약품에 적용했다.

오 상무는 “마이크로 바늘이 기존 패치약의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단백질약이나 펩타이드, 백신, 화학약 중에서도 분자량이 매우 커서 약물 전달이 잘 안 되는 약들이 마이크로 바늘을 이용한 패치약의 타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융합 연구개발 현장기획지원과제 중 하나로 선정된 아이큐어의 당뇨병약 패치도 기존 당뇨병약 중 인슐린과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의 고분자 약물을 주사하지 않고 피부에 직접 붙여 투약하는 패치 개발이 핵심 과제이다. 이 연구는 임상2상까지 앞으로 3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아이큐어가 개발 중인 패치약의 포트폴리오는 매우 다양하다. 오리지널 패치로는 도네페질(알츠하이머), 프라미펙솔(파킨슨), 포모테롤(천식), 멜라토닌(수면제)을 개발하고 있고, 복제약으로는 니코틴(금연보조), 리도케인(대상포진통증), 툴로부테롤(천식), 리바스티그민(치매)패치를 이미 출시했으며,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옥시부티닌(요실금) 패치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치매약인 도네페질 패치가 가장 주목된다. 치매 패치약은 붙이기만 하면 돼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현재 기술에서 지속적인 약물 투여가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가 떨어지는 기존 치매약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네페질은 국내 치매약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약이다.

먹는 도네페질 약인 아리셉트를 개발한 에자이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아직 도네페질 패치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아이큐어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도네페질 패치의 임상3상을 세계 최초로 승인받았고, 향후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을 추진 중이다.

전문 패치약 개발과 더불어 일반약과 화장품 분야의 제품도 강화할 계획이다. 오 상무는 “기존에 두꺼운 외용 소염진통제인 카타플라스마에 얇으면서도 겔 형태로 점착력이 부드러운 씬겔(thin gel)이라는 새로운 제형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해 올해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것”이라며 “화장품 분야에서는 마이크로 바늘을 적용해 피부투과율과 전달률을 높인 제품을 연내 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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