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음 목소리, ‘매력’보다 ‘위협’ 수단(연구)

남성의 굵은 중저음 목소리는 여성들에게 이상형의 조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저음 목소리는 실제로 여성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으며, 단지 동성 간 잠재적인 라이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은 “중저음 목소리가 지배적, 경쟁적 등 남성적인 면을 더욱 강하게 보이게 한다”며 “중저음 목소리가 매력의 한 조건으로 생각하는 일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매력적’이기보다는 ‘지배적’이고 ‘리더십 강한’ 성격 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릴라, 침팬지 등 영장류와 인간을 대상으로 생활, 목소리 톤, 사회관계 등을 분석했더니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고릴라, 침팬지 등 영장류는 자신의 짝을 경쟁자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등 위급한 상황일 시 중저음 목소리를 냈다.

중저음 목소리에 대한 느낌은 인간에게 더욱 두드라졌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스 푸트 교수는 “중저음 목소리를 여성에게 들려줬을 때 매력보다는 강압, 억압 등의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반면, 중저음 목소리는 남성에게 위협, 방어 등의 느낌을 불러 일으켰다”며 조사 내용을 밝혔다.

연구팀은 남성참가자 175명에게 책의 한 구절을 읽게 한 후 녹음했다. 그 다음, 녹음한 파일을 여성 558명과 남성 568명에게 들려주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이 지배적인 성격인지, 혹은 매력적인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 그룹은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매력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지배적인 특징을 보일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남성 그룹은 같은 체형이어도 일반 목소리보다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동성들 가운데서 지배적인 성향을 내포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푸트 교수는 “여자친구나 아내 등이 낯선 남자와 함께 있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진화생물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자신의 짝을 지키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로열 소사이어티 B 학회 회보: 생물학(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이라는 영국 학회지에 최근 실렸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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