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온갖 잡동사니, 정돈해야 하는 이유

 

혼잡하고 복잡한 바깥세계에 있다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집은 이처럼 아늑한 휴식처이자 도피처다. 집은 ‘자기 자신의 확장판’이기도 하다. 집주인의 성격과 인생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자기 집이라 할지라도 지나치게 어수선하면 좋은 쉼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

벽에 걸린 사진, 선반에 놓인 소품 등은 집주인의 인생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처럼 인생 스토리가 담긴 소중한 물건들은 심적으로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감정을 이끈다.

그런데 간혹 도가 넘칠 정도로 잡동사니로 가득한 집이 있다. 이처럼 공간이 어수선해지면 집안에서 누릴 수 있는 웰빙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최근 연구결과다.

‘환경심리학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편안하다고만 생각한 집도 때론 불쾌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이 평균 연령 54세인 실험참가자 13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집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물었다. 가령 “나는 이 공간에 대한 강한 소속감이 있다”와 같은 문장에 동의하는지 물은 것이다. 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품과 자신을 얼마나 동일시하는지도 확인했다. 예를 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내 일부와 마찬가지다”와 같은 문장에 동의하는지 살핀 것이다.

그 결과, 집에 대한 애착과 물건에 대한 동일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집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강했다. 이는 실질적으로 정신적 웰빙을 도모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집이 어수선할 때는 이런 감정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집에서 업무를 해결하려면 몇몇 물건들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거나 “집에 있는 잡동사니에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는 문장에 동의한 것이다.

연구팀은 “집안에 놓인 잡동사니들은 사적인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물품들로 채우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망에서 비롯된다”며 “이는 자신의 모습을 반영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 장소, 경험들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잡동사니의 양이 과도하게 넘치면 오히려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협을 받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집이 스트레스의 공간으로 바뀌지 않도록 어느 정도 정돈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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