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아니라도… 슬픈 감정만으로도 건강 타격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면 심장질환, 당뇨, 공황장애 등 다른 건강상 이슈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울증까진 아니지만 슬픈 감정만으로도 이처럼 건강상 해를 입을 수 있을까? 업무공간에서 동료와 트러블이 있었다거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부쩍 수척하고 늙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기분이 처진다. 이럴 때 우리 몸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슬픈 감정도 건강에 타격을 입힌다. 임상적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수준은 아니지만 슬프다는 감정 자체만으로도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저널’에 실린 이 논문에 따르면 기분이 침체되면 뇌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연관 물질들의 수치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이 화학물질들은 혈액 내 염증성 단백질을 증가시키고 심장질환, 뇌졸중, 신진대사장애 등의 위험률을 높인다.

기분이 안 좋을 땐 고통을 상쇄시킬 목적으로 진통제 기능을 하는 ‘오피오이드’라는 뇌 분비물질의 수치가 증가한다. 오피오이드는 면역계 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잠재적으론 질병의 위험률을 증가시킨다.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이 있는 ‘IL-18’이라는 염증성 단백질의 분비를 촉발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슬픔 자체가 우울증은 아니지만 여전히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픔과 같은 스트레스가 반복돼 체내에 축적되면 ‘알로스타 부하’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는 두통, 근육통, 면역계 기능 저하 등을 일으킨다.

슬픈 감정이 들 땐 식습관에도 보다 주의해야 한다. ‘플로스원(PLOS ONE)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기분이 침체되면 쓰고 달고 신 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이별 후 먹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이 특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슬픈 감정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정크푸드에 집착하고 건강한 영양분 섭취는 줄어드는 자극적인 식사를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체중 증가, 장기적으로는 고혈압과 심장질환 위험률이 높아진다.

다행인 것은 전형적인 슬픈 감정은 우울증과 달리 대부분 짧은 시간 확 몰아쳤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슬픔의 강도가 좀 더 센 편이라면 운동, 식단, 명상 등의 도움을 얻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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