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약, 고산병 예방-치료에도 ‘특효’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이 해발 2400m가 넘는 산을 오르면 고산병을 겪기 쉽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직원들과 히말라야 칼라파타르를 트래킹하다 숨진 강원민방 정세환 회장도 숨지기 직전 고산병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산병 예방과 치료 효과로 전문산악인에서 아마추어 산악인에 이르기까지 효과를 인정하는 약이 바로 ‘발기부전약’이다.

국내에서는 지금은 고인이 된 박영석 대장의 에베레스트횡단 원정대가 지난 2006년에 히말라야 원정대로서는 처음 발기부전약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아마추어 원정대에서도 고산병 예방을 위해 발기부전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산병은 높은 고도에서 산소가 부족해져 생기는 저산소증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걷기 힘들어지면서 두통과 피로가 오고, 더 심해지면 구토 증상과 더불어 숨쉬기도 힘들어진다. 이러한 증세가 폐부종이나 뇌부종으로 진행돼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발기부전약이 고산병에 효과를 내는 것은 혈관확장을 억제하는 포스포디에스테르분해효소(PDE)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혈관의 내피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부족해진 산소가 몸 전체로 빨리 공급된다. 발기부전약이 폐동맥과 폐정맥을 효과적으로 확장해 운동능력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거 고산병을 예방하려는 등산가들에게는 비아그라나 시알리스보다 국산 발기부전약인 자이데나가 환영받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반감기가 길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출시된 오리지널 발기부전약은 ▲화이자의 비아그라(실데나필 성분) ▲릴리의 시알리스(타다라필) ▲동아ST의 자이데나(유데나필) ▲바이엘의 레비트라(바데나필) ▲SK케미칼의 엠빅스(미로데나필) ▲JW중외제약의 제피드(아바나필) 등 모두 6종이다. 최근에는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특허만료로 값싼 복제약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발기부전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이기 때문에 오남용해서는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심근경색, 뇌졸중을 앓았거나 협심증, 심부전, 고·저혈압이 있는 사람이 발기부전약을 복용하면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하고, 전립선비대증치료제와 같이 복용하면 저혈압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면 무조건 산을 내려와 충분히 쉬라고 조언한다. 산을 내려와도 증상이 안 없어지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를 때에는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고도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고산병이 오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어 주변 사람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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