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안 맞고 먹는 C형간염 신약, 더 쏟아진다

 

백신이 없는 C형간염은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가 절실하다. 부작용이 심한 인터페론 주사를 맞을 필요 없이 먹기만 해 치료하는 C형간염 신약들이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국내 상륙하고, 차기 약물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C형간염의 치료 옵션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C형간염 치료의 대세는 DAA(Direct Acting Antivirals) 제제이다. 먹어서 직접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를 가리킨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다국적 제약사 BMS의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 성분)와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 길리어드의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같은 신약들이 해당된다.

이 달 초, 세계보건기구(WHO)가 개정한 C형간염 가이드라인에서 DAA 제제 요법은 인터페론 주사제와 먹는 약인 리바비린을 병용하는 표준 치료법보다 권고됐다.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요법은 24~48주간 투약해야 하고, 치료율도 유전자 1형에서 30~50%, 유전자 2, 3형에서 70~80%에 그친다. 인터페론은 주3회, 개선된 페그인터페론은 주1회 맞아야 한다.

반면, DAA 제제는 하루에 한 알씩 먹어 간편한데다 치료기간도 8~12주로 짧다. 특히 치료율이 90% 이상으로 완치에 가까울 만큼 높다. 복약 편의성이 높고, 인터페론 내성치료도 가능하다. 국내에는 다클린자, 순베프라 병용요법이 인테페론 필요 없는 DAA 제제로 처음 급여 출시돼 표준 치료법보다 싼 260만원(24주 치료)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뒤이어 허가된 소발디와 하보니도 오는 5월부터 급여가 적용된다. 4000만~5000만원으로 초고가였지만, 각각 680만원, 900만원(12주 치료)으로 약값 부담이 줄게 된다. 다클린자, 순베프라 병용요법이 국내 C형간염의 절반인 유전자 1b형에서 급여를 받게 돼 유전자 1형에 특화된 하보니는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 1b형을 제외하고 급여를 적용받게 됐다.

C형간염약 시장에서 BMS와 길리어드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각 제제의 장점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다클린자, 순베프라 병용요법은 약값에서, 소발디와 하보니는 치료기간과 내성변이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BMS는 유전자 1b형 환자에서 다클린자, 순베프라 병용요법과 하보니의 임상3상 결과를 간접 비교하며 치료 효과면에서 두 약의 동등성을 강조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임상현장에서 실제 나타난 리얼월드 데이터를 최근 국제학회에서 잇따라 발표하며 소발디와 하보니의 빠르고 높은 치료율을 강조하고 있다.

두 약물 못지않은 장점을 가진 차기 C형간염 DAA 제제들도 있다. 머크가 개발한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와 애브비의 테크니비(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옴비타스비르), 비에키라 팩(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옴비타스비르+다사부비르)의 국내 출시가 예상된다.

제파티어는 지난 1월, 유전자 1, 4형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얻었다. 리바비린과 병용하거나 단독으로 투여(12~16주 치료)할 수 있는데, 치료율이 높으면서 약값도 낮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제파티어는 임상을 통해 유전자 1형과 4형에서 각각 94~97%, 97~100%의 치료율을 보였고, 12주 치료비가 5만달러선에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9만달러선이었던 하보니, 8만달러선인 비에키라 팩보다 훨씬 낮다.

애브비가 개발한 C형간염 DAA 제제들은 치료 전 내성변이 유무와 관계없는 치료 옵션 연구에서 주목된다. 국제간학회에 발표된 비에키라 팩의 사후분석 연구를 보면 치료 전 내성변이 유무에 관계없이 12주간 리바비린을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고 비에키라 팩을 복용한 유전자 1형 환자에서 97~100%의 치료율을 기록했다. 독일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는 유전자 1형 96%, 4형 100%의 치료율을 보였다.

비에키라 팩은 지난 2014년 2월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 25일 대상성 간경변 환자로 적응증을 넓혔다. 유럽에서는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를 포함한 유전자 1형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지난해 7월 FDA 승인을 얻은 테크니비는 간경변 없는 유전자 4형 환자에게 리바비린 병용요법으로 발매가 허가됐다. 다만, 두 약 모두 간경변 환자에서 중증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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