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꺾고 싶다면, 잡아당겨야 안전”

“자꾸 반복하면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대.”

“안 아프니? 소리만 들어도 아플 것 같아.”

손가락에서 ‘뚝’소리가 나도록 꺾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듣는 얘기다. 그런데 이 같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좀처럼 고치기가 쉽지 않다. 손가락 꺾기란 무엇이고 왜 습관화되는 걸까. 또 건강상 해로운 측면은 없을까.

우리 몸에는 누르면 뚝 소리가 나는 부위들이 있다. 손가락 뿐 아니라 목이나 등에서도 이 같은 소리가 난다. 이는 관절 주변의 기포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다. 미국의 척추지압전문가 라이언 쿠르다 박사가 여러 외신을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윤활관절이라고 불리는 관절들은 액체들로 둘러싸여 있다. 관절낭액이라고 불리는 이 액체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데, 질소와 같은 유중 가스를 생성한다.

손가락을 누르거나 잡아당기면 관절낭액이 함께 늘어나는데, 이때 가스가 든 공간이 압력을 받으면서 작은 기포들이 형성되고 이 기포들이 터지면서 소리가 나게 된다. 기포가 전부 다시 액체 상태로 돌아갈 때까진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왜 관절을 꺾는 습관이 생기는 걸까. 하루 종일 손을 사용하면 손가락 근육과 관절이 팽팽해진다. 이럴 때 손가락을 꺾으면 관절 주변의 압력이 떨어지면서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을 받는다.

작가, 프로그래머, 외과의사, 공예가처럼 손가락 관절 움직임이 많은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일수록 이 같은 습관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습관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순 있을까. 아직까지 손가락 꺾기가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는 명백한 연구결과는 없다. 특히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연구논문은 없다. 단 만성적인 습관이 되면 연골이 점점 닳는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다.

굳이 관절을 꺾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손가락 관절을 꺾는 것보단 잡아당기는 편이 기포를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방출시키는 방법이란 게 쿠르다 박사의 주장이다. 또 관절을 지속적으로 자극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선 아직 연구가 불충분하다는 점에서 가급적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 손목, 팔을 한 번씩 스트레칭하면서 풀어주면 근육과 관절의 긴장도가 떨어져 꺾고 싶은 심리가 다소 줄어들게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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