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라이어로 손 말리면 세균 더 많이 남아(연구)

공중 화장실 등에서 손을 닦고 젖은 손을 핸드 드라이어(손 건조기) 등으로 말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젖은 손을 말리는 방법에 따라 손에 남는 세균의 양이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휴지와 핸드 드라이어 중 세균이 더 많이 남는 것은 어떤 것일까?

미국 웨스트민스터 대학 연구팀이 한 회사의 핸드 드라이어를 테스트한 결과, 휴지를 이용해 손을 닦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세균을 옮기고 최소 10배 이상 더 멀리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에 시행했던 ‘핸드 드라이어가 휴지보다 27배 더 많은 세균을 퍼뜨린다’는 연구결과의 보강차원에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연구용 박테리아인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 장갑을 끼고 손을 씻었다. 그 다음, 제조사가 각각 다른 핸드드라이어 2개와 휴지 등 총 3개의 방법을 이용해 손을 말린 뒤 남아있는 세균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한 특정회사의 핸드 드라이어를 이용했을 때 가장 많은 세균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회사의 핸드 드라이어로 손을 말렸더니 타사의 핸드 드라이어보다 60배, 휴지보다 1300배나 많은 세균들이 남아 있었다. 또한 이 핸드 드라이어는 비교군 중에서 세균을 가장 멀리 퍼뜨렸다. 휴지를 사용했을 때 세균이 가장 멀리 퍼진 정도는 약 25cm, 타사의 핸드 드라이어는 75cm까지 보고됐으나, 이 제품은 3m까지 세균을 퍼뜨렸다.

해당 연구팀의 마크 윌콕스 연구원은 “핸드 드라이어 속 바람이 세균을 죽이거나 날려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 휴지보다 더 위생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핸드 드라이어가 세균을 퍼뜨리는 매개체로 작용해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윌콕스 연구원은 “공중화장실에서 핸드 드라이어로 손을 말리게 된다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박테리아를 퍼뜨릴 수 있다”며 “다른 사람 손으로부터 벌레가 튄다고 상상해보라”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해당 회사는 “이전 웨스트민스터 대학 연구팀의 연구에 대해 휴지제조 회사의 과장된 선전’이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연구팀은 “손을 말리는 여러 방법이 세균을 퍼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일반인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실용 미생물학 저널(Journal of applied microbiology) 2월호에 실렸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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