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가 전부? 폭 넓은 ‘재생의료’ 깃발 꽂아라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정부가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가 첨단재생의료다. 최근 정부는 정책적 지원 의사를 분명히 하며, 기업과 학계,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생의료하면 줄기세포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재생의료 분야는 생각보다 폭 넓고 다양하다.

학계에 따르면 재생의료는 손상된 인체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해 정상 기능을 복원하거나 새로 만들어내는 의료기술이다. 최병현 인하의대 특성화교실 교수는 “초기 재생의료는 주로 체세포 또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용 세포와 조직을 제작하는 기술을 뜻했으나, 현재는 다양한 약물, 소재, 의료기기 등을 이용해 손상된 인체 부위의 재생을 촉진하는 기술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의료기술은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손상된 인체구조와 기능을 복원한다는 점에서 재생의료는 기존 의료기술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현대의학의 치료대안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질병을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존 의료기술과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현재 재생의료 기술이 적용되는 주요 분야로 조직 및 장기 재생, 염증 치료, 유전질환 치료, 면역 치료, 불임 치료, 항암 치료 등을 꼽고 있다.

재생의료의 핵심 기술은 세포에 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 등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치료제가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화합물이나 단백질을 이용해 인체의 자가재생능력을 촉진시키는 기술, 자가 또는 동종의 인체조직 이식, 동물을 활용한 이종 이식 등도 있다. 현재 제품화된 기술은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정도다.

최병현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출시된 세포치료제 제품은 35개에 이른다. 국가별 중복 출시를 포함하면 총 38건이 인허가를 받았다. 미국이 15건으로 가장 많으며, 우리나라가 13건으로 미국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출시했다. 파미셀이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타깃으로 한 ‘하티셀그램’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메디포스트가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안트로젠이 크론병 치료제 ‘큐피스템’, 코아스템이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를 잇따라 내놨다. 지금까지 세계에 나온 7건의 줄기세포치료제 중 4건을 보유하고 있어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줄기세포 이외에는 세원셀론텍이 연골세포치료제 ‘콘드론’과 뼈세포치료제 ‘RMS오스론’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고, 테고사이언스가 피부화상치료제 ‘홀로덤’과 당뇨병성족부궤양치료제 ‘칼로덤’을 내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엠씨티티의 피부화상치료제 ‘케라힐’, 안트로젠의 피하지방결손치료제 ‘퀸셀’, 에스바이오메딕스의 흉터치료제 ‘큐어스킨’도 일반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들이다. 면역치료제로는 크레아젠의 신세포암 치료제 ‘크레아박스’, 녹십자셀의 간암 치료제 ‘이뮨셀’이 있다.

세포치료제와 더불어 유전자치료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티슈진C(제품명 인보사)의 임상3상을 마치고 2분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3분기 중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골관절염학회(OARSI)에 발표된 티슈진C의 국내 3상과 미국 2상 데이터를 보면 한국 임상에서 12개월간 모든 1차 평가 지수에서 통계적 우월성을 기록했고, 미국 임상에서도 관절염 증상과 기능평가지수 등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규모는 올해 58억달러, 해마다 17% 이상 성장해 10년 뒤면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아시아 지약의 성장률은 연평균 22.4%에 이를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재생의료 분야 관계자들을 만나 첨단재생의료관련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이 달 말 발족 예정인 가칭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체’를 구심점으로 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공동대응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기술이 계속 개발, 융합되고 있는 재생의료 분야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첨단재생의료법의 제정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세포치료제의 신속한 제품화를 위해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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