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패치형 치매약 시장 야심찬 도전

지금까지 나온 치매약들은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들이다. 먹는 약이나 주사제가 대부분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제때 챙겨 먹지 않고, 주사를 건너뛰면 자연 치료효과도 감소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가 떨어지는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약물순응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약물투여가 가능한 패치형 치매약의 시장 전망이 밝다.

1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치매약 시장에서 패치형 치매약은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7천억원에 이르는 패치형 치매약 시장이 형성돼 있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가 패치형 치매약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일 SK케미칼이 패치형 치매약인 ‘SID710’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 신청을 마쳤다.

SID710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치매약인 ‘엑셀론 패치(리바스티그민 성분)’의 제네릭(복제약)이다. 2013년에 유럽연합(EU) 내 첫 번째 엑셀론 패치 제네릭으로 허가돼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13개국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원드론 패치’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국내에 나온 엑셀론패치 제네릭 중 고용량(리바스티그민 27mg)인 ‘원드론패치15’의 허가를 보유한 곳은 SK케미칼 뿐이다.

미국에서는 오는 2018년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통상 90일간의 예비심사를 거친 뒤 본심사에 착수하며, 허가까지 1년 정도 걸린다. SK케미칼측은 “SID710은 EU내 주요 13개국에서 동일성분(리바스티그민)의 제네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며 “6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미국 시장에서 향후 제품 발매 시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패치형 치매약은 약물전달시스템이 발전하면서 등장했다. 의약품 연구개발사인 아이큐어도 자사의 경피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치매약 아리셉트(도네페질)의 패치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으로부터 도네페질 패치제 임상3상을 세계 최초로 승인받았다. 아리셉트는 국내 치매약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특히 아리셉트 패치는 오리지널 개발사인 에자이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아직 개발하지 못해 아이큐어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 나온 치매약은 에자이의 아리셉트, 노바티스의 엑셀론, 얀센의 레미닐(갈란타민), 룬드백의 에빅사(메만틴) 등 4개 품목이다. 아이큐어측은 아리셉트 패치의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다.

패치형 치매약은 몸에 붙이기만 하면 돼 약물순응도를 높이고,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돼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가 감소하는 기존 치매약의 한계도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수출은 물론 내수에서도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65만명 정도로,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추산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84만명, 2050년에는 270만명으로 늘어 치매약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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