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파다간…” 제약사 사업 다각화 바람

 

이제 제약사라 해서 의약품만 만들어 파는 시대는 지났다. 종합헬스케어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목적사업을 추가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고, 업무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일이다.

K뷰티(한국 뷰티상품)의 상승세에 발맞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제약사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미약품, 일동제약, 동국제약, GSK, 한국오츠카제약, 대웅제약, 국제약품 등이 화장품 시장에서 이미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도 올해부터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한다. 셀트리온은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예고된 수순이었다. BB크림으로 유명한 ‘한스킨’을 2013년에 인수해 ‘셀트리온스킨큐어’로 지난해 사명을 바꿨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매스티지(명품보다 값은 싸지만, 품질은 명품에 근접한 상품) 브랜드로 한스킨을 살리면서 고기능성 바이오 소재 화장품을 올해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연말에는 배우 김태희를 5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셀트리온의 최근 행보는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셀트리온제약도 전문약이 아닌 일반약 시장에 진출했다. 이 달 출시된 간장약 ‘가네진’은 셀트리온제약의 첫 번째 일반약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위한 캐시카우를 확보하려는 의도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사들의 사업 다각화가 화장품에만 치우친 것은 아니다. 보령제약은 25일 주총을 통해 컨설팅업을 목적사업에 더했다. 의약품개발 용역 및 연구업도 추가했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성공과 해외시장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자문과 컨설팅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제품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매대행사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넓힌 광동제약은 M&A 효과로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할 만큼 매출이 올랐다. 광동제약의 별도기준 매출은 지난해 5700억원 정도다. 의약품과 식음료 유통사업에서 B2B,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다각화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폭이 1~2%선에 그쳐 수익개선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관련 목적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오는 5월에 가칭 ‘휴온스글로벌’이라는 지주사 체제로 바뀌는 휴온스는 지난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분할계획서를 승인받고, 목적사업들을 추가했다. 일동제약도 지난 임시이사회에서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결의하며 오는 6월 임시주총에서 목적사업을 더하기로 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목적사업 추가는 자회사 투자와 관리 등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적재산권 관리와 라이선스, 컨설팅, 광고대행, 자금조달, 업무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 투자 등 낭비되는 부분을 바로잡고, 다각화된 사업 분야에 따른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사업들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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