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BMS 박혜선 대표 ‘간염 시장’ 연타석 홈런

 

글로벌 빅파마인 BMS는 지난해 한국에서 두 가지 도전에 직면했다. B형간염 블록버스터인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성분)의 특허 만료와 C형간염 신약인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병용 요법(이하 ‘닥순요법’)의 급여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특히 바라크루드는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의 과반을 차지한 리딩 의약품이다. 특허 만료 이후 국내에서 140여개 품목의 제네릭 출시가 예상됐다. 제네릭의 파상공세에 오리지널 약들이 속수무책이었던 과거 타사의 사례를 떠올리며 회사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취임한 박혜선 한국BMS 대표이사는 ‘특급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녹십자와 코프로모션을 체결한 데 이어 물질특허가 유효한 가운데 제네릭을 출시한 동아ST를 상대로 특허침해 가처분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만료일까지 지적재산권을 지킨 것이다.

박혜선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임직원들의 공으로 돌리며 “바라크루드는 장기적인 치료과정에서 지속적인 효과와 안전성이 탁월해 7년 연속 국내 처방약 1위라는 독보적 위상을 구축해왔다”며 “국내 환자 대상으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소개해 선두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원주 한양정형외과병원의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 등 사회적 이슈와 맞물린 C형간염 신약 시장에서도 한국BMS의 선제적 대응은 돋보였다. C형간염 신약은 고가여서 빠른 급여화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다. BMS의 닥순요법은 가장 먼저 국내 허가를 받은데 이어 경쟁사인 길리어드의 신약이 들어올 무렵 인터페론 기반의 표준치료제보다 낮은 가격에 급여 출시해 환자부담을 크게 줄였다. 급여 출시 5개월 만에 처방액 100억원의 블록버스터로 성장하고, ‘빅4’ 병원에 성공적으로 랜딩하는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이다.

박 대표는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를 최대한 빠르게 환자들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에서 발표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닥순요법은 유전자 1b형 환자 가운데 내성 변이가 없는 이들에게서 24주째 지속적인 바이러스 반응율이 99%에 이른다. 국내 C형간염 환자의 절반은 유전자 1b형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 교수는 “현재 여러 가지 먹는 약들이 있지만, ‘닥순요법’은 약제 내성이 없는 유전자 1b형 환자들에서 특히 치료효과가 좋다”며 “C형간염은 면역 복합체를 만들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투석 환자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닥순요법의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보다 효과적으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BMS의 혁신적인 치료제들의 바탕에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스페셜티 케어’라는 기업가치가 반영돼있다. 올해 BMS의 스페셜티 케어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빛을 발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여보이’를 국내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옵디보’를 선보이며 항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여보이는 CTLA-4라는 수용체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된 흑색종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늘린 최초의 미국 FDA 승인 면역항암제다. 옵디보는 PD-1 수용체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여보이 투여 후 진행이 확인된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됐다.

박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성 흑색종에 대해 1차,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향후 폐암을 시작으로 신장암, 두경부암, 위암, 간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적응증 확대를 통해 면역항암제 분야의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며 “BMS는 면역항암제 분야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패스트컴퍼니지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선정된바 있다”고 말했다.

먹는 항응고제 엘리퀴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오렌시아 등도 기대주다. 와파린과 아스피린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엘리퀴스는 지난해 전년대비 500%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초의 선택적 T세포 억제제로 정맥주사제와 피하주사제가 동시에 가능한 오렌시아도 초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 적합한 치료제임이 입증됐다.

박 대표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고 공급해 환자들이 중증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며 “스페셜티 케어라는 기업 가치는 BMS의 혁신적인 치료제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기업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국내에 안착시킬 적임자로 평가된다. 약대 졸업 후 바이엘과 애보트, 화이자 등 줄곧 글로벌 빅파마에서 일해온 이력과 가족친화적 기업문화를 선도하는 리더십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 대표는 “직업을 선택할 때 ‘새로운 분야인가’, ‘학교에서 배운 전문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가’라는 세 가지 측면을 늘 고민했다”면서 “환자의 생명연장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글로벌 제약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목표나 통제를 지향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리더십을 지향한다”고 했다.

BMS는 ‘일과 삶의 균형이 높은 업무성과로 이어진다’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패밀리데이, 근무시간 유동제, 육아휴직, 유급출산휴가제, 자녀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가족친화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으로도 인증 받았다.

박 대표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획과 참여 아래 행복나눔 성금, 사내 봉사단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라며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BMS의 철학을 바탕으로 전 세계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내 캠페인인 ‘Working Together for Patients(환자를 위해 함께 일하는 BMS)’ 캠페인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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