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있는 남자 성기능 장애 위험 1.5배

 

잇몸병이 있는 남성은 성기능장애 발병 위험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국내 연구에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성기능장애와 잇몸병의 연관성을 밝힌 기존 해외연구를 뒷받침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제8회 잇몸의 날’인 오늘(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잇몸병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한 전담부서 신설과 전국 보건소의 ‘치주병 교실’ 개설을 함께 제안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영택 교수팀에 따르면 건보공단 빅데이터 중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여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잇몸병과 생활습관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잇몸병을 앓고 있는 남성은 성기능 장애 발병 위험이 1.5배나 높았다.

여러 해외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는 보고되고 있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치주병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잇몸병과 전립샘 질환을 가지고 있는 남성의 경우 잇몸병을 먼저 치료하면 PSA 수치가 감소하는 등 전립샘 증상이 개선됐다.

터키 이노누 대학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파티 오구스 박사팀의 연구에서는 발기부전인 남성과 성기능이 정상인 남성의 치과 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잇몸병이 발기부전의 위험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은 성기능장애뿐 아니라 전신질환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잇몸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골다공증과 협심증,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위험도 1.17~1.21배 높았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주지현 교수는 동물실험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현에 치태세균의 일종인 P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잇몸병으로 인한 진료비 지출은 지난해 연간 1조원을 넘어서 최근 3년간 2배 정도 증가했다. 김 교수는 “잇몸병과 전신질환의 상관관계를 알려 잇몸병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해 일반인은 물론 국가적 관심이 커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치주과학회 조기영 회장은 “치주병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앞으로 보건소, 공중보건의와 협력해 각 지역 보건소에 ‘치주병 교실’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잇몸병과 다양한 전신질환과의 높은 연관성을 발견한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월 국제 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에 실렸다.

한편, 치주과학회는 동국제약과 함께 매년 잇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스케일링, 대국민 공개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치과 공중보건의, 치위생사 단체와 전국 30여개 보건소에서 치주병 대국민 홍보사업도 벌이고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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