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쇠약, 코감기… 실제 이런 병은 없어요

 

이 세상에는 다양한 질병과 장애가 존재한다. 그런데 종종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병이 실존하는 병처럼 특정한 병명으로 불릴 때가 있다.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에 따르면 의료인들조차 종종 다음과 같은 진단명을 내리지만 의학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병명이다.

신경쇠약(Nervous breakdown)= 무언가에 압도당한 듯 무기력해지고 평정심을 잃게 되면 ‘신경쇠약’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신경쇠약 혹은 정신쇠약이라는 질병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약해졌다는 의미는 우울증, 불안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병이 있다는 뜻이다.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특정한 방법이 있다기보단 이 같은 정신질병 중 일부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코감기(Head cold)=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감기가 있다. 가령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는 코감기, 재채기 혹은 기침이 나는 기침감기 등이 그렇다. 그런데 사실상 이 같은 감기도 감기바이러스에서 기인하는 일반적인 감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감기증상이 신체의 한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일반감기와 분별되는 별도의 질병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여러 감기 증상 중 한 가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편의상 이를 코감기, 기침감기라고 칭하는 것 뿐이다.

위장독감(stomach flu)= 독감은 특정 바이러스 때문에 급성 호흡기 질환이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보통 38도 이상 열이 나고, 인후염,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속이 울렁거리고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위장독감이라고 불리는 질병은 독감 바이러스와는 다른 요인에서 기인한다. 노로 바이러스처럼 독감 바이러스와는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 혹은 기생충, 박테리아에서 일어나므로 독감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보행폐렴(Walking pneumonia)= 보행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하나의 질병이라기 보단 여러 몸 상태를 두루뭉술하게 칭한 표현이다. 입원 치료까진 필요 없는 경도의 폐렴 증상이 나타날 때 이런 진단명을 내리기도 하고, 한 달 넘게 만성 기침이 나타날 때도 보행폐렴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명백한 원인을 집어내기 어렵고 증상 역시 다소 모호하게 나타날 때 이 같은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럴 땐 며칠간 약물 처방을 통해 상태가 완화되는지 지켜보고, 호전되지 않을 땐 다른 질병이 원인은 아닌지 검사해봐야 한다.

글루텐 알레르기(Gluten allergy)= 글루텐은 밀과 보리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로, 이를 섭취하면 몸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글루텐을 처리하는 효소가 없어 소화불량, 복통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셀리악병’이라고 칭하는데, 이를 두고 ‘글루텐 알레르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글루텐 알레르기는 땅콩 알레르기와 같은 일반적인 음식물 알레르기와는 다르다. 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밀을 먹을 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만, 보리를 먹을 땐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반면 밀과 보리, 두 종류 모두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땐 글루텐에 민감한 상태일 수 있다. 글루텐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위경련, 복통 등이 일어날 땐 음식물 알레르기라기보단 셀리악병이라고 칭하는 것이 보다 명확한 표현이라는 의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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