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BMS 면역항암제 뜨거운 관심

면역항암제는 암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스스로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제다.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의 맥을 잇는 3세대 항암제로 업계와 의료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혁신 신약’이다. 업계는 향후 10년 간 면역항암제가 바이오신약의 혁신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암치료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42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의 ‘면역항암제’가 국내 시장에 입성한 이후 최근 국내 제약사들 역시 면역항암제 개발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항암제 패러다임이 더욱 공고화될 전망이다.

면역항암제의 포문을 연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BMS·한국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는 국내에서 흑색종 치료에 대한 시판허가(지난해 3월)를 받았고 다른 암종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두 항암제 모두 올 상반기 내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폐암 분야의 적응증 획득을 기다리고 있다.

두 항암제는 현재 흑색종 분야에서 적응증을 갖고 있지만 ‘바이오마커’에 대해서는 달리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란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반응율이 높은 환자를 추려낼 수 있는 생체표지자이다. MSD의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TPS) 50% 이상을 ‘바이오마커’로 삼아 적응증에 포함했지만 BMS와 한국오노공업약품의 ‘옵디보’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옵디보는 암환자의 접근성이 PD-L1 발현율을 중요시하는 키트루다에 비해 높다. FDA로부터 ‘혁신신약’으로 대우받는 옵디보는 2015년 출시 첫해에 10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베스트셀러 후보 약으로 분류된 바 있다. 미국 시장과 학계는 ‘옵디보’가 ‘PD-L1 TPS’를 마커로 삼지 않는 점에 주목해 매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많은 암환자가 PD-L1 발현율에 상관없이 ‘옵디보’를 항암제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지는 “BMS 옵디보의 다양한 암종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연구 결과들은 향후 특히 기대해야하는 부분”이라며 2016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2위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공공보험 체계를 갖춘 유럽이나 한국에서는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면역항암제는 60kg 성인의 2바이알(vial, 주사용 유리병)에 1000만원을 육박한다. 비싼 약값 때문에 국내 업계는 ‘급여 출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이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정부가 건강보험재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따라서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써서 효율성을 높이고자 할 것”이라며 “바이오마커가 100% 정확하다고 볼 수 없지만 항암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만을 추려낼 수 있으니 약가 관련 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MSD 관계자는 “급여 획득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키트루다’가 투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연구를 계속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화이자 등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 선발 주자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Duvalumab)’ 역시 미국 FDA로부터 방광암 적응증을 획득해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현재 폐암, 방광암, 뇌암 등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3상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시작된 항암제 패러다임 개편에 국내 제약사들도 분주하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면역 항암 세포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은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투자회사인 ‘이뮨온시아 유한회사’를 세우기로 전격 발표한 바 있다. 한미약품 역시 올해 신약후보물질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하고 전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JW크레아젠과 녹십자셀과 같은 제약사는 면역세포를 추출해 암세포 공격력을 높인 뒤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세포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녹십자셀의 이뮨셀-LC는 현재 간암 1차 치료제로 시판 중이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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