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 초등학교 6학년 어휘 사용한다

대통령 선거 출마자들은 연설 시 고급어휘와 어려운 문법을 사용할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략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단어와 문법을 사용한다.

제자나 후배를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교육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젠체하며 알아듣기 힘든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알기 쉬운 용어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연구팀이 대선 후보들의 연설을 분석해본 결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후자에 해당하는 쉬운 스피치를 선보인다.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정도의 단어와 문법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 대선주자인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문법을 살펴 그들이 대체로 쉬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과거 대선주자들의 스피치 수준은 어땠을까. 연구팀에 따르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문법을 사용했고,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의 쉬운 문법을 구사했다.

연구팀은 미국 과학뉴스 유레칼러트를 통해 “정치인들이 만든 정책은 딱딱한 문어체로 구성돼있지만 선거연설에선 쉬운 표현을 사용한다.”며 “이는 문어체와 구어체의 차이, 청중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말은 글보다 문법적 구애를 받지 않고, 단순하고 짧은 문장을 사용한다. 또 이처럼 쉬운 표현은 자신의 의사를 대중에게 보다 명확히 또 친근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문장 길이와 단어 음절 개수를 기준으로 트럼프 후보의 연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트럼프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스피치를 구사해 다른 공화당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말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를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는 링컨,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오바마는 최소한 중학교 2학년 이상의 단어들을 사용했고, 현 대선주자인 트럼트는 중학교 1학년, 샌더스는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어휘를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은 연설을 듣는 청중이 누구냐에 따라 어휘 사용에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문법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링컨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높은 문법능력을 보였고, 현 대선주자들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정도의 문법을 구사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선주자들의 연설을 언어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음성인식시스템을 이용해 분석하는데, 연설 장소가 조용하면 정확도가 높지만 시끄러운 장소에선 오류 발생률이 높아지고 정확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대체로 쉬운 스피치를 선호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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