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등 바이오제약 부문, 그룹 핵심 부상

국내 재계 순위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과 LG, SK, CJ가 바이오제약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제약 부문의 계열사들이 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5일 각 증권사들은 SK의 주가상승을 점치는 리서치보고서를 앞 다퉈 내놨다. 주가상승 모멘텀은 SK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에서 나왔다. SK에 따르면 임상2상을 마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은 임상3상에서 약효검증을 안 받아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이미 기존 약물보다 배 이상 뛰어난 약효를 입증해 안전성만 테스트해도 된다는 FDA의 확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은 미국에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뇌전증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6조원 이상이다. 기술 수출한 기면증 신약도 임상3상에 진입했고, 급성발작 치료제는 FDA에 신약승인 신청을 마쳤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파킨슨병 치료제 등 현재 FDA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SK그룹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모두 14건에 이른다.

SK의 바이오제약 사업은 신약개발(SK-SK바이오팜, SK바이오텍)과 백신 및 혈액제(SK케미칼-SK플라즈마)가 양축이다. 국내 최초의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가 출시됐고, 혈우병치료제의 FDA 신약 시판허가 신청도 마쳤다. 지주사인 SK는 지난 달 손자회사인 의약품위탁생산기업(CMO) SK바이오텍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바이오제약 육성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자회사로 격상된 SK바이오텍은 M&A 시 인수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 본격적인 M&A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SK의 숨은 가치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이 신약 출시 목표로 삼고 있는 오는 2018년에 기업공개를 함께 추진하고, 임상 진행 중인 다수의 신약 라인업이 제품화되면 SK의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제약 부문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C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쌍두마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글로벌 5대 바이오의약품 중 암젠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과 얀센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를 잇따라 개발해 국내 보건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 치료제 휴미라,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규모를 보유한 CMO로 도약할 채비에 나섰다.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제3공장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8500억원이 투입될 3공장까지 모두 가동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36만 리터까지 증가해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CMO로 도약하게 된다. 업체측은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의 바이오제약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은 당뇨병 신약인 제미글로를 필두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 자체개발한 골관절염 신약인 시노비안의 두 번째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한 5가 혼합백신(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 유펜타의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승인도 획득해 4000억원 규모의 국제 구호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5가 혼합백신으로 WHO PQ 승인을 보유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6곳 정도다.

LG생명과학은 백신사업을 대폭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연내 6가 혼합백신과 폐렴백신 등 국제입찰시장용 백신이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개량형 혼합백신과 신규 폐렴백신 등 프리미엄시장용 백신 개발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3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도 이달에 인도와 중남미 5개국에서 출시되는 등 해외진출을 본격화한다. LG는 바이오분야 진출을 위해 또 다른 계열사인 LG화학을 통해 동부팜한농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로 분사한 지 2년 된 CJ헬스케어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시 시가총액 1조원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CJ제일제당의 기업 가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J헬스케어는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항구토제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등의 임상3상과 빈혈, 재조합 독감백신 등 바이오시밀러의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지난해 중국 뤄신사와 1천억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내년 그룹 통합 연구소 입주와 다가 올 기업공개 등을 염두에 두고 최근 연구 인력을 대거 충원 중이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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