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1년여 이른 아이, ADHD 오진 가능성

 

동급생에 비해 1년여 일찍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일수록 주의력결핍장애(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지만, 이는 동년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ADHD로 진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며, 약물치료를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대만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만 재향군인종합병원(Taipei Veterans General Hospital) 정신건강의학과 무홍 첸 교수팀이 4-17세 유‧소년 38만여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후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ABC뉴스가 15일 보도했다. ADHD는 아동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3대 증상을 보이며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만 학기는 9월부터 시작한다. 올해 대만 초등학교 개학시기를 예로 들어보면 2008년 9월생부터 2009년 8월생까지 모두 같은 시기에 초등학교를 다니게 된다. 당연히 2008년 9월생보다 2009년 8월생의 뇌기능‧정신발달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ADHD 진단 비율은 남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났다. ADHD 진단 비율이 남자아이의 경우, 9월생은 2.8%인 반면, 8월생은 4.5%로 약 1.6배 높았다. 반면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보다 진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생 여자아이의 ADHD 진단 비율은 2.9%였으나 9월생은 1.8%에 불과했다.

연구를 이끈 무홍 첸 박사는 “태어난 시기가 1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아이들을 동일선상에서 보고 ADHD 진단을 내리는 것은 잘못됐다”며 “연령이 소아‧청소년기의 ADHD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상대적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약물치료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ADHD 오진 사례는 없을까? 1년여 늦은 1, 2월에 태어나 나이가 동급생보다 한 살 어리지만 입학 기준 월(月)인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홍보위원(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충분히 일리 있는 연구 결과지만, 국내 실정과는 동떨어진 감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동년대비 뇌기능‧정신발달능력이 2-3년 뒤쳐진 경우에만 ADHD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빠른년생과 늦은년생은 최대 10개월 정도 차이 나는데, 이정도 차이로 ADHD 진단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박 위원은 “해당 연령별로 주의력검사 기준이 다 나눠져 있으므로 오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강조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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