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심할수록 살찌는 것 실감 못한다(연구)

헐거웠던 바지허리가 조인다면 몸무게가 늘었다는 사실을 쉽게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비만이 심해질수록 이 같은 사실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인 사람이 살이 쪘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체중이 증가한 게 아니라 옷이 수축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거울을 보면서도 이전과 달라진 차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와 뉴캐슬대학교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체중증가를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은 비만이 심할수록 떨어지게 된다.

연구팀이 여성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몸무게가 각기 다른 여성 이미지 120장을 보여줬다. 사진 속 여성의 몸무게는 28.2~104.9㎏까지 다양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여성 사진일수록 체중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몸무게보다 덜 나가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는 의미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두 여성의 사진을 함께 보여줬다. 사진 속 인물들은 다양한 체질량지수(BMI)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실험에서는 사진 속 두 여성의 비만도가 심할수록 실험참가자들이 두 여성의 체질량지수 차이를 감지하지 못했다. 이는 ‘베버의 법칙’과 연관이 있다. 자극의 강도가 약하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강도가 클 때만 차이를 느낀다는 법칙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노섬브리아대학교 카트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이 심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체형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자신이 살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체중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반대로 체중이 줄어든다는 사실 역시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과정을 힘들게 느끼게 된다.

비만이 심할수록 다이어트 효과를 불신하기 쉽다는 의미다. 즉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단기간 변화를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영국건강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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