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위험도… 꽃샘추위에 잇단 건강 주의보

 

나들이 타령이 무색해질 꽃샘추위가 이어지면서 봄의 전령 대신 각종 건강 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독감은 여전히 기승이고, 꽃샘추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큰 코 다치는 일들도 잦아지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꽃샘추위를 타고 독감주의보가 발령된다. 단체생활로 학교 안에서 빠르게 감염이 확산될 수 있고, 자녀의 독감이 부모에게 전파돼 지역사회로 번질 수 있다. 보통 독감은 1~3월 사이에 유행하는데, 이번 독감은 4월까지 갈 전망이다.

감기와 독감은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200여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독감은 기침과 달리 발열과 오한, 두통, 몸살, 근육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1~5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려 기침을 하는 예절을 잘 지키는 게 기본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예방접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감이 기승을 부리니 백일해를 감기로 오인하고 지나치기도 쉽다. 백일 동안 기침을 해서 이름 붙여진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로 10대가 잘 걸리며, 일주일 이상의 기침과 발작적 기침, 발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백일해가 발병하면 5~14일간 항생제를 투여한 뒤 최소 5일간 격리 치료해야 한다.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기침이 멎을 때까지 최소 3주 이상 호흡기 격리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학업과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 유 교수는 “특별히 다른 증상 없이 3주 이상의 만성 기침을 보이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백일해 등을 진단해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유아기에 Tdap(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을 맞았어도 10대가 되면 방어면역이 약화될 수 있어 추가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영유아를 돌보는 성인들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한 국내 연구를 보면 백일해로 진단된 영아의 감염원은 85%가 부모와 친척 등 가족 구성원이었다.

꽃샘추위에 몸이 으슬으슬하면 감기몸살로 여기기 쉬운데, 진통제로 버티다 피부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 진단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앓은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생기는 질환이다.

가벼운 피부발진이 띠처럼 나타나고 심하면 간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노인성질환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한해 대상포진 환자 수는 60만명을 넘어섰다.

최봉춘 마취통증전문의는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처럼 시작해 발열과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프며 설사를 나기도 한다”며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생긴 지 3~10일이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등으로 오인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발병 후 한 달 정도 지나 신경통으로 진전되면 진통제나 신경치료를 해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찬바람을 쐬지 않고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서 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 등을 제때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이맘때면 돌연사의 위험도 커진다. 봄이 됐다고 운동계획을 세워 활동량을 늘렸다가 갑자기 낮아진 기온으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경험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협심증은 심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할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통증의 강도가 심해진다. 홍성수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체한 것처럼 답답해 소화불량인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협심증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꽃샘추위에 등산을 갔다가, 술에 취해 노숙하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저체온증은 ▲장시간 추위 노출 ▲갑상선기능저하증, 저혈당증 등의 질환 ▲수면제 등 약물 복용 ▲공복 시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특히 추운 날씨에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 기능이 떨어져 사지 말단부의 혈관확장으로 열손실이 크게 증가해 쉽게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저체온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세포와 장기의 기능에 장애가 온다. 체온이 32도 이하로 내려가면 몸의 체온을 올리려는 떨림 현상이 사라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저체온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추운 환경에서 환자를 격리시켜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웅 교수는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하면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담요를 덮어 체온을 높여줘야 한다”며 “환자의 반응이 없으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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