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작아도 새들 영장류만큼이나 똑똑

 

지구에 사는 생물 중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진 동물그룹은 영장류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새들도 유인원만큼이나 우수한 인지능력을 발휘한다.

독일 보훔루르대학교와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새의 다양한 인지능력을 연구한 선행 논문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까마귀와 앵무새의 지적능력은 유인원만큼이나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했다.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고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으며 공감능력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인원의 인지능력은 6개의 세포층으로 구성된 대뇌피질인 ‘신피질’이라는 뇌 부위에서 담당한다. 이 부위는 새에게는 없는 뇌 영역이다. 대신 새에게는 지적능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뇌의 외피 영역이 있다.

또 새의 뇌 크기는 유인원보다 훨씬 작다. 뇌 구조도 다르고 크기도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유인원과 유사한 수준의 인지능력을 보이는 걸까. 연구팀은 유인원과 새가 진화과정에서 인지능력을 발휘하는 메커니즘이 서로 독립적으로 발달했는지의 여부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신경해부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한 논문들을 대거 분석했다. 그 결과, 새와 유인원은 전반적으로 다른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뇌의 단일 모듈이 유사한 방식으로 연결망을 이루고 있었고, 비슷한 실행기능을 제어하는 전두엽 뇌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유사점을 보인 것이다.

두 동물그룹이 어떻게 유사한 뇌 구조와 기능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새와 유인원의 마지막 공통조상이 신경 단위 기준으로 진화했거나, 두 동물그룹이 비슷한 도전적 상황을 직면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예측될 뿐이다.

연구팀은 새와 유인원이 유사한 뇌 연결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연결망 패턴이 인지능력 향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뇌의 절대적인 무게는 지적능력과 큰 연관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인원 뇌의 무게는 275~500g이며 새의 뇌 무게는 5~20g 정도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지과학트렌드(Trends in Cognitive Sciences)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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