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제약사들 “바이오로 가자” 인재영입 바람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의지와 맞물려 크고 작은 국내 토종제약사들이 체질을 바꾸고 있다. 바이오기업으로 방향을 돌리기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외부 인사 영입이 체질개선에 정점을 찍는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새해 시가총액이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는 종근당의 김영주 사장은 지난해 3월 합류한 외부 인사다. 고려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그는 BMS와 릴리, 노바티스, 머크세로노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팅 전문가다.

종근당은 김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약의 해외 판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난소암약 ‘캄토벨’과 당뇨약 ‘듀비에’ 등 이미 국산 신약 2종을 보유한데다 18개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포스트 한미’의 선두 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여러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HDAC) 억제를 타깃으로 한 항암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헌팅턴치료제 등 혁신신약은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근당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 18개 중 11개가 임상3상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에 미국 자프겐사에 기술 수출한 고도비만신약 ‘벨로라닙’이 희귀질환인 프레더윌리증후군에 대한 적응증 관련 임상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악재를 겪었어도 펀더멘털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점은 종근당이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반증이다. 오히려 블록버스터 빈혈약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를 일본에 기술수출하고, 자누비아와 바이토린 등 다국적 제약사의 대형품목을 도입하면서 새해 시가총액을 반등시켰다. 여기에는 새로 영입한 김영주 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4년간 매출이 배 이상 뛴 중견제약사 휴온스도 오는 5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조직을 개편하면서 김완섭 BMS 수석연구원을 부사장으로 지난 3일 영입했다. 고려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미국 MIT공대에서 포스닥 연수를 마친 뒤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GSK, BMS 등 글로벌 기업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개선과 생산관리를 도맡아 온 전문가다.

휴온스는 전통적인 제약사업에서 바이오의약품, 화장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중국에서 162%나 고성장한 의료기기 부문뿐 아니라 수탁, 웰빙의약품, 전문의약품, 국소마취제 등 전품목군이 지난해 고른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김 부사장의 영입은 바이오의약품 부문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휴온스측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티모신베타4, 희귀질환인 폼페병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세를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하는데 바이오의약품이 큰 힘이 돼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휴온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이끌 신임 김 부사장을 비롯해 엄기안 중앙연구소장, 윤보영 재경본부장, 이상만 영업본부장을 모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4명의 부사장 체제로 조직을 정비한 상태다.

1백년 전통의 국내 최장수기업인 동화약품도 새해 다국적 제약사 출신인 손지훈 전 박스터 대표이사를 영입하며 기업쇄신을 도모하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손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 MBA를 취득한 뒤 BMS, 동아제약, 박스터에서 근무했다.

가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은 일반약에 비해 전문약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전문약 부문의 성장을 통한 글로벌화가 과제다. 이를 위해 지난 2012년에 박제화 전 한국얀센 사장, 이듬해 이숭래 전 한국화이자 전무를 CEO로 외부에서 영입했지만, 모두 2년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3번째 CEO인 손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동화약품은 손 사장 영입을 전후해 바이오기업으로 본격적인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아주대의료원과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항암제도 공동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 기술은 3년간 30억원의 정부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강스템바이오텍과 줄기세포 배양액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동화약품측은 “국내사와 다국적사의 대표이사 경험을 가진 손 사장의 영입으로 일반약과 전문약의 균형 있는 성장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연구개발 부문의 성과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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