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주권 확보-세포치료제 개발, 민관 협력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1790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이면 2780억달러까지 고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시장을 이끌 주된 동력은 백신과 세포치료제다. 정부는 백신 주권 확보와 세포치료제 개발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 스마트한 규제를 바이오제약사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최근 각종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백신 주권 확보가 시급하다는 데 산학연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백신 자급화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39%에 불과한 상황이다. 수두백신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은 국내에서 피험자를 모집하기 어려워 임상시험에 진입하기조차 쉽지 않다. SK케미칼 한병로 대표는 최근 열린 바이오의약품 규제개선 대토론회에서 “개발부터 허가까지 지속적인 컨설팅으로 개발 과정을 최소화하고, 피험자 모집을 위한 탄력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 임상시험평가 가이드라인’을 연내 도입하고, 국내외 의약품 전문가의 기술자문을 제공해 백신 자급화율을 오는 2020년까지 71%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 지원 교육과 세미나를 통한 백신 수출 지원에 힘쓰면서 해외 의약품 규제 정보와 시장 정보 등을 모아 제공하는 ‘바이오IT플랫폼’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통계적 수치로만 판단하지 않고 국내 바이오제약사가 그간 축적해온 다양한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희귀난치병 질환의 열쇠가 될 세포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허가도 관건이다. 현재 국내 줄기세포는 약사법 규정에 따라 전문의약품처럼 단계별 임상시험을 모두 거쳐야 한다. 개발 중인 줄기세포가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려면 대체의약품이 없어야 할뿐더러 뛰어난 치료효과를 입증해야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협소한 난치병의 테두리를 넓히고, 치료제 신속허가 대상에 난치병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스템바이오텍 최창규 부사장은 “희귀난치병에 사용되는 줄기세포치료제가 희귀 치료제로 지정받지 못하면 환자도 함께 고통 받는다”며 “임상 2상을 마친 후 조건부 승인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허가를 앞당겨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법을 빠르게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톨릭의대 오일환 교수는 “조건부 허가는 세계적 경쟁력 확보에 배치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조건부 허가는 오히려 후기 임상까지 모두 마친 글로벌 ‘빅파마’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계는 세제혜택과 절차 간소화에도 입을 모으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활성화는 ‘규제 완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세제혜택’의 문제”라며 “2000조원에 이르는 국내 전체 산업규모에서 아직 제약산업은 1%가 채 안 된다. 산업부, 복지부, 기재부를 망라한 정부 부처가 규제 개선 정도에 그치지 않고 더 공격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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