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화… 후보물질, 기술수입도 중요

 

한미약품의 대박신화에 고무된 국내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기술수출(라이선싱 아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려면 신약 파이프라인부터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라이선싱 아웃’보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나 신약기술을 들여오는 ‘라이선싱 인’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에서 물질이전 계약이나 공동개발 협약을 통해 들여와 공동 개발하는 라이선스 인은 일종의 글로벌 소싱이다. 이는 신약 개발이 전 임상에서 임상 3상까지 단계 별로 모두 상품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라이선스 인을 위한 지분 투자 확대 등의 M&A 규모는 지난 2013년보다 4.5배 늘어났다. 상위 10개 M&A 규모만 37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54조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2년 세계 최대 매출을 기록한 상위 5개 약 가운데 4개는 라이선스 인을 활용한 M&A의 결과였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전무는 “과거에는 ‘라이선싱 아웃’에만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우리 제약업계도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라이선싱 인’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약후보물질은 신약으로 상품화가 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 성분을 의미한다. 신약 탄생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제약사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약후보물질을 발굴에 나서도 임상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R&D 연구팀이 매일 같이 국내외 연구발표를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새로운 신약후보물질 발굴은 결코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승규 전무는 “국내 제약사들이 나름의 기술력을 지닌 주력분야, 강점분야가 있을 것”이라며 “그 분야에 특화된 신약후보물질을 들여와야 성공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신약후보물질 뿐 아니라 기술수입도 중요하다. 이승규 전무는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을 유심히 관찰해 우수한 기술을 들여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수출을 바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한미약품의 비밀 병기는 랩스커버리 기술이다. 랩스커버리는 단백질 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 당뇨병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혁신 기술이다. 거꾸로 이러한 기술을 들여오면 ‘바이오베터(bio-better)’로서 신약의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한미약품 측은 “신약 개발에 통상적으로 10년에서 15년이 걸리고 신약후보물질 발견은 쉽게 얻어지는 성과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에도 ‘랩스커버리’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해 개방적 R&D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사들도 제2의 한미약품을 꿈꾸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제약사들이 적지 않다.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을 도입해 매출을 확대해 온 유한양행도 라이선스 인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이 구축한 신약파이프라인 28개 중 13개가 라이선스 인의 결과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초로 R&D를 진행하기 때문에 현재 포트폴리오의 40% 이상이 라이선스 인으로 확충한 것”이라며 “개량 신약 외에 혁신 신약 분야와 지분 투자를 확대 하는 방식 등으로 라이선싱 인을 활용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서 힘써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사인 종근당도 지난해 2건의 라이선싱 인으로 해외에서 임상 시험을 끝낸 신약을 들여와 후기임상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지난 달 말에는 제약사들의 신약후보물질 수요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라이선싱 인의 개념을 강조한 기술박람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 주최로 열린 이 행사장에는 110여개 바이오제약 관계사가 참여해 30건의 미팅이 성사됐다. KDDF 신정숙 이사는 “라이선싱 인은 기업이 블라인드 처리한 채로 계약을 진행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송영오 기자 song05@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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