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신질환자가 되레 강인한 사람인 이유

 

주변 사람들에게 차마 말로 꺼내기 힘든 질병들이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도 입 밖으로 자신의 상태를 얘기하기 어렵다. 몸이 약한 사람에게는 너그러운 시선을 보내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문화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어떤 면에선 오히려 강한 사람이라는 근거다.

정신질환이 있을 때 자신의 증상을 부정한다거나 치료 받을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심약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치료받을 의지를 적극 표명한다면 이런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 아니다. 도움을 청하고 치료를 받는다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겹게 발버둥질하는 과정= 정신과에 상담하러 왔다는 의미는 이미 오랫동안 자기 자신과 고군분투하다 도움을 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기 위해 버둥거리며 몸부림치는 행위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오해, 편견, 무지와의 싸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편견과 오해의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질환인 만큼 다른 사람의 이해나 동정 어린 시선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오히려 뒷담화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처럼 주변의 무지와 오명을 견디며 혼자만의 힘겨운 시간을 견딘다. 그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굳세고 야무진 기질이 형성된다.

묵직한 감정의 무게 지탱=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스펀지 같아서 감정선을 건드릴만한 일이 벌어졌을 때 이를 쉽게 흡수한다. 사적으로 경험한 어려운 일, 각종 사건·사고 등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는 힘겨운 상황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회피하거나 외면하기보다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직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경험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속적인 시도와 끈기= 정신질환은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면 낫는 상처가 아니다. 이를 단번에 치료할 수 있는 마술 같은 치료 방법은 없다.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꾸준히 받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하는 장기적인 싸움이다.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시행착오를 겪고 부작용을 경험하면서도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려는 강인한 사람이라는 방증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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